한국 국가경쟁력-한국경제연구원 발표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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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스위스 국제경영전략연구원(IMD)의 조사결과보다 5위나 더 내려간 29위에 머무르고 있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발표내용은 매우 충격적이다.이 순위는 IMD의 조사결과를 기초자료로 하여 이를 한국적인 입장에서 재평가 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달전 우리의 경쟁력 순위가 41개국중 24위에 그치고 말레이시아.칠레에 이어 태국에까지 추월당했다는 IMD의 조사보고서가 나왔을 때만 해도 정부측의 반론이 거셌다.국가경쟁력의 개념부터가 불투명하고 국내사정에 정통하지 못한 외국조 사기관의 조사를 신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내 연구기관이 경쟁력 결정요소를 2개 더 추가하는등 보다 객관적인 경쟁력의 평가기준을 보완해 설득력을 높였다고 볼수 있다.
이 조사결과는 IMD가 우리보다 뒤진다고 봤던 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는 물론 중남미의 멕시코.아르헨티나마저도 우리보다 우위에 있음을 보여줬다.
IMD의 조사분야는 국내경제력.국제화.정부.기업.금융.인프라스트럭처.과학기술.인력등 8개분야.한경련(韓經硏)은 여기다 사회응집력과 노사관계등 두가지를 추가,사회역량을 평가결정요인으로삼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평가결과 사회응집력은 1위 노르웨이를 1백점으로 봤을 때 한국은 85점,인적자본은 79점(1위 덴마크)으로 비교적 괜찮은편이었다.과학기술도 IMD평가와 마찬가지로 18위를 마크,타분야에 비해 덜 처지는 편이었다.
그러나 국제화는 40위(IMD 39위)로 41개국중 가까스로골찌를 면했다.또 금융은 36위(75점),정부분야 33위(63점),기업경영 32위(66점),인프라스트럭처 30위(58점)로모두 하위권으로 분류됐다.국내경제력의 경우 I MD평가는 7위로 상위에 랭크됐으나 한경련의 조사결과로는 1위 미국을 1백점으로 했을때 60점으로 22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경련은 이에 비춰▲국제화▲정부의 시장개입▲금융산업의 자생력회복등이 우리 경쟁력강화의 핵심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분석했다.
국제화부문의 경우 그 평가요소를 항목별로 보면 일부항목들은 완전 꼴찌를 기록했다.상품.용역의 수입제한은 41개국중 41위,외국인투자자의 국내기업 인수와 초국가적 벤처기업의 육성 역시각 41위,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내국인 대우와 이민법에 의한 외국인 기술자 사용제한은 각 40위,국내외기업의 전략적 제휴와외국인 투자보호장치는 각 39위로 나타났다.
정부의 시장개입 부문도 마찬가지였다.정부계약의 대외개방,재정정책의 기업에 대한 형평성,기업활동및 투자에 대한 정부개입,가격통제등은 모두 41위였다.또 소수기업에 의한 시장지배 40위,정부의 공정경쟁저해 39위,사업개발에 대한 관료 주의적 개입과 농업정책비용의 국가경제부담항목은 각각 38위였다.
***개별주체 협력필요 금융분야 경쟁력 결정요인을 항목별로 보면 사업개발지원을 위한 금융시장의 발달정도.국내외자본시장의 자유로운 접근.금융기관의 자율성은 41위로 역시 맨꼴찌였다.이와함께 중앙은행의 경제발전기여도는 40위,은행의 산업발전기여도는 39위, 은행여신의 자율적 관리.자본비용은 38위로 밝혀졌다. 한경련은 이에따라 향후 이같이 낙후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앞서고 국민은 나서며 정부는 뒷받침」하는 형식의 개별주체간 협력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또 정부는 「백화점식 정책집행형태」에서 벗어나 「편의점식 고객봉 사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趙鏞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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