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트렌드>이동통신시스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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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엄마는 전화 수화기를 들고 철이의 전화번호를 누른다.신호음이울리고 한참 뒤 겨우 철이의 응답이 왔다.
『엄마에요.왜요.아직 7시밖에 안됐는데.』 『얘는,지금 밥차려놓고 아빠와 엄마가 기다리는데.빨리 와.』 철이는 체념한 듯『네』하고 대답한다.철이엄마는 어떻게 철이와 통화할 수 있었을까.그것은 바로 언제 어디를 가나 통화를 맺어주는 이동통신 서비스 덕분이다.
철이가 휴대전화를 지니게 된 것은 보편적 이동통신시스템(UMTS:Universal Mobile Telecommunications System)이 완비됐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이동통신서비스가 비싼 고급 통신서비스로 인식됐지만 이젠 다양한 기술발전으로 보편화되고 있다.이처럼 이동통신시스템이 보편화 되고 있는 배경에는 디지털 기술의 보급과 단말기의 경량화가 있다.
디지털 기술은 전화를 거는 사람과 받는 사람간의 통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의 신호처리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준다.
자연히 대용량의 신호처리는 보다 많은 가입자의 수용이 가능해원가절감을 이루게 해준다.
단말기의 경량화는 배터리의 소형화로 가능해진다.종전에는 24시간 충전으로 2~3시간밖에 사용할 수 없었지만 이젠 5~6시간의 충전으로 최장 24시간까지 사용가능하게 됐다.
UMTS에 가장 열을 올리는 곳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유럽이다.유럽은 땅덩이가 좁은 나라들이 연이어 있기 때문에 너무나 다양한 통신표준들이 난립돼 있다.
이같은 표준의 「발칸화」(복잡다단한 발칸반도 국가들의 상황을빗대어 일컫음)는 곧 유럽 통신제품의 국제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이같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EU(유럽연합)차원에서 유럽통신연구개발계획(RACE)이 입안됐고 궁극적인 목표를 UMTS의 구현으로 잡게 됐다.
UMTS는 가장 고전적 무선서비스인 삐삐,기존 휴대전화의 아날로그.디지털 방식간 호환성은 물론 미래형 통신 서비스인 개인휴대통신(PCS)그리고 우주공간에 떠 있는 위성 시스템마저 통합한 개념이다.
UMTS가 있기에 철이 엄마는 철이를 찾으러 몸소 나설 필요가 없다.철이의 허리춤에 달려 있는 UMTS단말기가 「경호원」노릇을 충실히 해주기 때문이다.
〈李玟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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