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신간>『94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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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상업주의의 위세에 눌려 있는 순수문학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지난해부터 현대문학사가 펴내고 있는 중.단편선집.올해는 각종 문예지를 통해 발표된 5백여편의 작품중에 엄선한 13편의 단편과 2편의 중편을 실었다.작품선정은 문예지의 월 평을 맡고 있는 김윤식.최원식.조남현.정현기.정과리.이남호.권택영씨등 일곱명의 현장비평가들이 했다.수록작은 『우리 생애의 꽃』(공선옥)『덕암엔 왜 간다는 걸까 그녀는』(구효서)『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김영현)『푸른사과가 있는 국도』(배수아)『빈집』(신경숙)『옛우물』(오정희)『은어낚시통신』(윤대녕)『수색,그곳에가지 않아도 보이는 무늬』(이순원)『새』(정찬)『도시의 향기』(채영주)『버스 안에서』(채희윤)『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최시한)『푸른기차』(최윤) 『마지막 테우리』(현기영)『남도기행』(홍성원)등이다.작품마다 간략한 해설을 덧붙였다.〈현대문학사.5백44쪽.6천원〉 『곱추 루시아』『푸른꿈』『청동의 밤』등을 발표했던 이연철의 장편.조선 순조때 천주교 박해사건을 소재로 신과 구원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한꺼번에 1백3명이 성인으로 추앙받는 세계 천주교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본격문학이 없었던 터라 출판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끈다.
한때 천주교 신자였으나 첫사랑에 실패하고 배교한 김순성은 과거의 경험을 밑천삼아 신자 검거에 앞장선다.그러던중 순성은 어린 무당 다홍이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출세하여 그녀와 결혼하리라 다짐한다.그러나 서양신부를 검거해 출세가도를 달리던 순성이다홍을 찾았을때 다홍은 이미 천주교 신자가 돼 있었다.결국 다홍은 참수형을 당하고 순성은 포도대장에 의해 관직을 삭탈당한뒤귀양가게 된다.그곳에서 그는 한때 같이 손잡고 일했던 포교 손계창으로부터 『신자가 됐다』는 편 지를 받고 다시 깊은 회의에빠진다.〈한뜻.3백75쪽.6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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