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회담 대처싸고 韓美신경전-金대통령 비판에대한 美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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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빌 클린턴 美대통령의 대북한(對北韓)협상전략을 비판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美 언론과의 인터뷰와 관련,美행정부와 학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紙는 8일자 金대통령과의 인터뷰기사에서『클린턴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북핵 문제를 너무 쉽게 타협하려 한다』『미국의 대북협상 자세가 순진하고 지나치게 융통성이많다』는 金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했고 CNN방송도 金대통령이 클린턴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9일 이같은 金대통령의 발언에 대해『한국내 보수파가 북한과 미국이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려는 시도의 반증』이라 논평했으며 북한 전문가인 스티븐 린튼 컬럼비아大교수도 같은 논리를 폈다.
워싱턴의 한 한반도 전문가는 金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김일성(金日成)사망후 한국정부가 조문파동등을 겪으면서 강경 자세를 보여온 것과 관련,한국정부의 자세가 北-美관계에 상당히 장애요소가 되고 있으며 특히 이번 金대통령의 발언은 이같 은 관측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금까지 이 문제에 관해 공개적 언급을 자제해왔던 美행정부내 한국정부 비판세력들이 金대통령의 발언을 기화로 공개적인 비난에 나설 것으로 이 전문가는 전망했다.
특히 北-美 핵협상을 보는 美학계의 견해는 실패가능성에 더 비중을 두고 있으며 미국정부도 실제로는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정부는 회담이 미흡하게 끝날 것으로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對국민 해명 논리가 궁색한데다 다음달 8일 선거에서 북한핵문제가 클린턴정부의 대외정책 실패의 대표적 사례라는 공화당의 비판이 강력하게 대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나온 金대통령의 돌출발언은 오히려 미국정부에「책임전가의 구실」을 제공해줄 뿐 아니라 최근 대남(對南)비방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에도 한미관계를 더욱 이간질할 좋은 소재를 제공해 주는 대신 한국정부엔 백해무익하다는게 워싱턴의 일방적인 분석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전문가는 한국 외교실무진이 대미관계를 좀더 세련되게 처리하지 못하고 대통령에게 잘못된 건의를 한 것이 이같은 언급이 나오도록 한 것같다고 분석했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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