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회담대처싸고 韓美신경전-김대통령 잇단 大美비판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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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北韓)과 미국(美國)이 핵문제 해결을 위해 제네바회담을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對北)전략을 놓고 韓美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의 신문들과 잇따라가진 인터뷰에서『북한을 잘 알지 못하는 미국이 협상에 양보만 하고있다』고 비판했고,미국은 이에 심각한『우려』와 한국이 北-美회담을 방해하려 한다는 시각을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으며 美언론들은 한국내의 강경파를 비판하고 있다.韓美의 시각차이와 그 원인을 정리한다.
[편집자 註]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뉴욕 타임스등 美日신문들과의 잇따른 인터뷰에서 클린턴 美행정부의 대북(對北)협상 자세를『순진하고 지나친 신축성을 보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것은 제네바 北-美 3단계 고위급회담이 3주째 교착상태에 놓이면 서 미국이 또다시 북한에 양보할 가능성을 경계한 발언으로 보인다. 北美 3단계 회담이 시작되기전 韓美간에는 한국형 경수로 문제와 특별사찰의 관철을 두고 상당한 이견을 드러낸 바 있다. 미국은 한국정부가 한국형 경수로.특별사찰 관철을 고집하는것이 핵협상을 풀어 나가는데 큰 장애가 된다고 판단,가급적 이문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지켜왔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들 문제가 핵협상의 성공 여부를 가름하는 사활적 관건으로 보고 있다.
이를 둘러싼 韓美의 갈등은 지난6월 지미 카터 前美대통령의 북한 방문 직후부터 본격 내연하기 시작했다.북한의 연료봉 인출로 유엔 안보리의 북한제재가 논의되던 시기에 카터의 방북(訪北)으로 갑작스럽게 대화분위기가 마련되면서 클린턴대 통령등 美고위인사들이 언론을 통해 과거핵 의혹 규명보다는 현재와 미래의 핵활동 동결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처럼 과거핵 의혹 해결을 뒤로 미루려는 美측의 태도에 한국정부는 경수로 지원 비용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입장을 지렛대 삼아 미국에 특별사찰 관철을 강력히 요구했고 이는지난 달 초순 한승주(韓昇洲)외무장관의 미국방문 때 미국정부에수용됐다.
특별사찰에 대해 韓美가 합의한 마지노선은 이번 北-美협상이 시작되기 직전 지난달 19일 로버트 갈루치 美측대표가 밝힌『경수로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2개 미신고 시설에 대한 사찰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돼 있다.그러나 北 -美회담이 시작되면서 북한은 특별사찰의 실시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회담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내달에 실시될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회담에 초조해하고 있다.
그 때문에 미국이 특별사찰 문제에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한국 정부내에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金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특별사찰에서 양보할 가능성을 경계해미리 못박아두자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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