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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50㎞ 사이클론, 방글라데시 강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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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6일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 남쪽으로 120㎞ 떨어진 마을 바리샬에서 한 노인이 사이클론으로 무너진 오두막 앞에서 막 태어난 아기를 안고 있다. 방글라데시 해안을 강타한 이 사이클론으로 630여 명이 사망하고 1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바리샬 AP=연합뉴스]

초강력 태풍인 사이클론 '시드르(Sidr)'가 방글라데시 서남부 벵골만 연안을 강타해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16일 현재 630여 명이 사망하고 1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6일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15일 밤(현지시간) 시속 250㎞의 강풍을 동반한 사이클론 시드르가 이 지역을 통과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재해통제본부 관리인 나히드 술타나는 "집중호우와 높은 파도로 수면이 1.2m까지 높아져 저지대 지역과 해안이 침수했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 식량.재난부 관계자는 "피해 집계가 시작되면서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사망자 수는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지역은 남부 해안의 15개 지역으로, 대부분의 희생자가 무너진 나무와 무너진 주택에 깔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과 수도 다카의 전력과 통신은 두절되고 도로 통행이 차단됐다. 재해통제본부 공무원 아슈라풀 자만은 "강한 바람에 나무가 뽑히고 간판이 바람에 날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70만 명의 주민이 보호소 등으로 피신해 구호식량을 배급받고 있다.

남동부 주요 항구인 치타공과 몽글라에서 출발하는 여객선도 운항이 중단됐다. 지역 방송은 수백 척의 어선이 폭풍으로 인해 귀항하지 못하고 100여 명의 어부가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도서 지역에 고립된 인원도 5000명이 넘는다. 다만 사이클론 시드르는 방글라데시 동북쪽으로 이동, 풍속이 시속 60㎞ 수준인 열대성 태풍으로 세력이 약화됐다. 한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16일 사이클론 피해자에 대한 긴급 구호 비용으로 22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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