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일본 금융기관 차별화 시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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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일본은 오는 17일 보통예금등 요구불예금 금리를 자유화함으로써 사실상 금리 자유화를 마무리 한다.
일본에서 금리자유화가 시작된 것은 양도성예금증서(CD)가 도입된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겠지만 본격적인 금리자유화는 시장금리연동형 예금(MMC)과 자유금리 거액정기예금이 도입된 1985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해 작성된 엔.달러 위원회보고서에 일본의 금리자유화 일정이제시된 이후 미국은 계속된 양국간 금융협의회에서 금리의 완전자유화 조기 실시를 요구했고 이에 따라 금리자유화가 촉진되었다.
정기저축형 예금금리는 거액예금에서 소액예금의 차례로 자유화되었고 최저예금금액도 점진적으로 인하되어 궁극적으로 지난해 6월완전 자유화되었다.
마지막으로 이달 당좌예금을 제외한 요구불예금금리가 자유화됨으로써 일본은 실로 9년에 걸쳐 금리자유화를 마무리한다.
그런데 금리자유화가 진전되면서 금리경쟁 격화에 따른 예대마진의 축소로 예대업무비중이 높은 일본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여기에다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자금수요의 축소및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직접금융조달 확대로 은행대출 수요가 감소하면서 금융기관의 금리경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1990년 이후 예대업무 부문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일본의 도시은행들의 지난해 경상이익은 41.6%나 크게 감소했다.
이처럼 예대마진 축소로 금리부문수익이 악화되자 현재 도시은행들은 수수료등 비금리부문의 수익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주요 도시은행들의 총수입중 비금리수익 비중은 아직도 10%대에 머물러 미국 주요 상업은행의 평균 50%대에 크게 못미쳐 수익구조가 취약한 상태다.
여기에다 요구불예금금리가 자유화되면 일본 금융기관들은 금리뿐아니라 각종 서비스등 비가격분야에서도 본격적인 경쟁시대를 맞게되어 일본은행들의 주 수익원으로 부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금융기관들은 완전 금리자유화시대를 맞아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이미 도입하고 있는 자산부채 종합관리(ALM)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어서 향후 이의운용능력에 따라 금융기관간 수익차가 확대될 수밖 에 없어 명실상부한 차별화시대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도 금융시장 개방확대와 4단계의 금리자유화 계획이 앞당겨 시행될 경우 금융기관간 금리경쟁은 서비스등 비가격 분야로더욱 확대될 것이므로 금융기관의 대응능력 여부에 따라 금융기관의 차별화가 크게 진전될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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