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발톱 세심히 살펴라

중앙일보

입력

20대 후반의 J씨는 요즘 부쩍 발톱에 신경을 쓰고 있다. 여름내 샌들을 신으며 내놓고 다닌 발톱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멍이 들고 갈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특별한 통증이 없어 무심히 지나쳤는데 갈수록 발톱이 아파 걸을 때는 물론이요, 신발을 신을 때도 조심스럽다. 병원을 찾았더니 걸음걸이가 잘못되거나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을 때 종종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J씨의 경우 발을 조이는 신발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발톱에 생기는 이상이 꼭 신발 때문에 나타나는 것만은 아니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에 따르면 발톱의 모양과 색깔이 변하는 것은 발톱 자체의 질환일 수도 있지만 다른 여러 가지 질환들 때문에 부수적으로 동반되는 현상이라고 한다. 또한 발톱에 생기는 변화는 손톱에도 같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손발톱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으로도 신체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테리 손발톱(Terry's nail)
테리 손발톱은 손발톱 끝의 1~2 mm는 정상적인 분홍색을 띠는 반면, 손발톱의 근위부는 흰색을 띠는 것을 말한다. 간경화증, 심부전증, 당뇨병, 노인 등에서 볼 수 있다.

■스푼형 조갑
스푼형 조갑(손발톱을 이르는 말)은 손발톱이 숟가락 모양으로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는 모양으로 원인은 다양하며 철결핍성 빈혈, 강한 자극성 비누나 세제를 사용할 때도 나타날 수 있다.

■반반 손발톱(half-and-half nail)
반반 손발톱은 손발톱의 끝은 분홍색 또는 갈색을 띠고 근위부는 흰색을 띠는 것을 말한다. 만성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다.

■곤봉형 손가락
곤봉형 손가락은 손발톱이 볼록해지면서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끝부분이 둥근 모양으로 되는 것을 말한다. 만성적인 심장 질환, 간질환, 폐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으나 건강한 정상인에서도 보일 수 있다.

■흑색 조갑
흑색조갑은 손발톱에 부분적으로 흑색 또는 갈색을 띠는 긴 세로의 선이 나타나거나 손발톱 전체가 변하는 것이다. 조갑의 뿌리 부분인 조갑 기질에 검은 점이 있을 때, 약물 복용 후, 방사선 치료 후, 악성 흑색종이 조갑 기질에 있을 때에도 나타날 수 있다.

■세로 홈
세로홈은 손발톱에 길게 세로의 홈이 패는 현상으로 외상 후에 잘 발생한다. 가장 특징적인 경우는 정중 조갑 이영양증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조갑의 변화로 손발톱의 중앙에 전나무 모양의 홈이 나타나는 것이다. 보통 엄지손톱에 잘생기며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기도 하지만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외적 원인에 의한 착색
착색으로 인한 외적원인으로는 니코틴, 염색제(머리 염색약), 매니큐어, 수은, 과망간산카리, 현상액 등에 의해 손발톱이 염색될 수 있다. 이 경우 손발톱을 긁어보면 염색된 물질이 벗겨져 나가게 된다.

■소와조갑
소와조갑은 손발톱 표면에 작은 함몰(작은 점처럼 움푹 패는 증상)이 한 개 혹은 여러 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손발톱에 만성 습진이 있는 경우, 피부에 건선, 원형 탈모증 등이 있는 경우에도 보일 수 있으나, 특별한 원인이 없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조갑횡구증(Beau's line)
조갑횡구증은 가로로 홈이 패는 현상으로 조갑 기질 기능의 일시적인 정지로 인한 것이다. 이는 출산, 외상, 조갑주위염 등 다양한 전신적, 국소적 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조갑박렬증
조갑박렬증은 손발톱의 끝 쪽이 상하 여러 층으로 갈라지는 것으로 손발톱의 수분 감소로 건조해지면서 발생한다. 여성에 흔하며, 매니큐어를 금하고 피부 연화제를 발라주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조갑박리증
조갑박리증은 손발톱의 끝부분이나 옆 부분이 밑바닥에서 분리되어 들뜨는 현상으로 여자에게 흔하다. 여러 가지 전신 질환(갑상선기능이상, 임신, 포피린증, 펠라그라 등)이나 피부질환(건선, 아토피 피부염, 습진, 편평태선 등)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손발톱이 오랫동안 젖어 있거나, 세제나 용매 등에 의한 물리적 자극이나, 손가락에 가해지는 여러 가지 외상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벌어진 손발톱은 깎아내도록 하고 외상을 피하며 손과 발이 항상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도록 한다.

■조갑감입증
조갑감입증은 손발톱이 주위의 피부로 파고 들어가서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주로 엄지발톱에 발생한다. 측면의 조갑을 너무 바짝 깎거나 꽉 끼는 신발을 신을 때 생길 수 있다. 치료는 파고 들어가는 발톱을 길게 잘라내는 수술이 있으며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발톱 밑에 솜뭉치를 끼워 넣거나 소독으로 치료로 좋아질 수 있다.

객원기자 정유진 yjin78@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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