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미래학교 설계展 눈길-건국대 건축공학과 졸업작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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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1세기의 우리 아이들은 어떤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며 자라게될까.높은 담장,닫힌 교문,상자들을 쌓아 올린듯한 콘크리트건물등이 폐쇄적이고 딱딱한 느낌을 주는 요즘의 획일적 학교모습과는너무도 다른 「미래형 학교」들이 선보여 눈길을 모은다.
「21세기를 향한 한국의 교육시설」을 주제로 건국대 건축공학과 학생들이 마련한 졸업작품전(4~8일.서울 하늘공원)출품작은앞으로 건축 또는 개축 예정인 서울.경기도지역의 유치원과 초.
중.고교및 장애자 교육시설.청소년 수련시설등을 포함한 97점.
거의 직선형태로 이뤄진 현재의 학교모습과 달리 원.부채꼴.물결선등의 곡선을 널리 활용하면서 대도시의 비좁은 공간이나마 물.햇빛.나무등 자연을 어린이들이 최대로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들이 눈에 띈다.
일반교실(1백5평방m기준)건축비 4천7백만원을 기준으로 총 예산을 감안한데다 교육시설 담당자들의 평가를 거쳐 완성된 작품들인만큼 단순히 「이상적인 모델」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이 다분한 대안(代案)이라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서울 자양동 유치원 설계작품「어른들은 몰라요」(김문희作)의 경우 자연속의 놀이공간을 최대로 확보하기 위해 대지 전체를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수 있도록 하고 실내 놀이공간은 지하에,원형의 교육.관리공간은 공중에 배치했다.
직장여성들이 어린 자녀를 맡기기 위해 멀리 오가야 하는 불편을 덜수있고 안전면에서도 뛰어난 아파트단지내 탁아소및 유치원,공부하는 부모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한 대학내 종일제 유치원등도 새롭게 관심을 모으는 구상들.
그밖에도 옥상을 잔디밭으로 꾸며 에너지절약과 함께 녹지공간을늘리고,소그룹 교육 활동공간들을 대폭 늘리는등 좀더 쾌적하고 인간적인 교육환경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들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고밀도(高密度).대규모 학교를 소규모로 줄이면서 통학거리도 줄이고 아파트단지 주민들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미니학교들.즉 저학년 교육시설을 분교처럼 따로 두어 교육하다가 고학년이 되면 모교로 옮겨 가도록 한 것으로 학교부지 확보의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한결이상적인 소규모학교의 이점을 최대한 살릴수 있게 돼있다.
또 화서중.고등학교처럼 각각 독립돼 있는 두 학교를 통합함으로써 확보된 여유공간에 체육및 특별활동 시설들을 만들고 지역주민들도 함께 활용토록 배려한 설계작품들도 상당수.
인구의 도시집중때문에 학생수가 크게 줄면서 점점 많아지는 농.어촌 지역의 폐교(閉校)시설들을 환경교육을 겸한 청소년 수련시설로 탈바꿈시킨 설계작품들도 다채롭다.
건국대 건축공학과 이호진(李好璡)교수는『급변하는 시대적 요구에 맞는 교육환경을 제시하기 위한 전시회』라며『현재의 교육시설과 여건으로는 도저히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만큼 과감한 교육투자의 필요성에 대해 모두 함께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인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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