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혐의 獨유학 교수.학생 수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근 北-美회담이 진행되고 있고 국내에서 각종 통일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북한이 해외유학생등을 상대로 여전히 대남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함께 안기부의 이번 발표는 지난 8월 서강대 박홍(朴弘)총장이『주사파의 배후에 김정일이 있다』『김일성 장학금을 받은 교수.유학생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발언이 상당한 신빙성을 갖고 있음을 확인해준 셈이다.
또한 북한은 최근 국제화.개방화에 편승,제3국을 통한 우회침투에 더욱 큰 비중을 두고있는 사실이 확인됐고 국내 침투 간첩들에게 한총련등에 포진한 주사파를 포섭토록한 사실이 확인된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소득이라고 안기부는 밝히고 있 다.
특히 자수한 한병훈(韓炳勳)씨 부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유학생들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향수병에 시달리는 점을 악용,북한이 독일 교포및 유학생들에게 생활비.장학금등을 지급해 환심을 산뒤포섭해 입북시키는 대남공작을 강화해온 사실을 확 인한 것도 성과중 하나로 꼽고있다.
안기부는 이에따라 재독(在獨)간첩 김용무(金容武.57)가 접촉한 재독유학생출신 교수등 30여명을 상대로 북한과의 연계가능성에 대해 엄밀한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기부가 이들 부부를 통해 확인한 유학생 상대 공작 방법도 치밀하기 그지없어 유학생들이 부지불식간에 간첩활동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재독 거점간첩이 직접적으로 접촉하거나 포섭된 유학생 간첩을 통해 유학생중「성분이 좋은」대상을 포섭,입북시키는 한편국내정세분석을 위해 한총련및 국내 재야인사들의 동향을 수시 파악해 보고해왔던 것이 확인됐다.
이와함께 유학생들이 귀국한뒤의 활동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왔던 것도 최근 벌이고 있는 남북간 화해분위기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즉 국내 각 사회단체 배후 핵심세력에 접근.포섭하고 국내 대중조직에 침투해 지하당을 구축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또 부천지역 노동단체등 진보적인 단체에 침투해 핵심세력을 제3국을 통해 대동월북하고 단체의 활동방향을 주체사상의 방향으로이끌것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어쨌거나 현직 대학교수들이 간첩에 직접 포섭된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다행이기는 하나 유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북한의 포섭활동이 적극적인 점을 감안,정부차원의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金佑錫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