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 前대통령 잇단 고향행사 참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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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두 전직 대통령이 고향과 연관된 행사에 잇따라 모습을 나타낸다.
全前대통령은 8일 고향인 합천에 내려가 성묘를 한뒤 9일 대구에서 모교인 대구공고 동문 체육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이어 11일 울산에서 이 지역 동문들과 골프를 칠 계획을 짜고 있다. 盧前대통령은 9일 잠실운동장에서 열리는 경북고(慶北高)동문체육대회에 참석한다.그의 이 행사 나들이는 87년 이후 7년만에 처음이다.
두 사람은 故박정희(朴正熙)대통령 15주기 추도위 고문직을 맡아 26일 국립묘지에서 열리는 추도행사에 함께 나간다.추도위고문은 김대중(金大中)아태재단이사장도 맡았다.
정치권에서는 두사람의 이런 움직임을 놓고 여러가지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두 행사가 TK(대구-경북)를 향한 발걸음이기 때문이다.12.12가 쿠데타였는지에 대한 검찰의 최종판단을 앞둔시점의 미묘함도 있다.
때문에 검찰을 향한 일종의 시위(示威)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자당의 5공출신 한 의원은 익명을 전제로『두사람의 영향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행사가 될 것이다.내년 지방선거가 가까워올수록 정치권에서는 두사람의 행보를 의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全.盧씨 주변에는 5,6共 신당설(新黨說)이 나오고 있다.
두 전직대통령 측에서는 이 나들이를 정치적 의미와 연결짓는데대해 일축한다.5공의 민정기(閔正基)비서관은『추석때 성묘를 다녀오지 못해 고향을 방문하는 것이며 때마침 동문체육대회가 열려참석키로 한 것뿐』이라고 설명한다.
6공측도『가족체육대회 형식의 모임에 개회식에만 잠시 참석해 격려하는 것일뿐 정치적 시각에서 보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경북고 행사에는 재산등록때 밀려났던 박준규(朴浚圭)前국회의장(총동창회장)이 나오며 사정한파로 넘어진 박철언(朴哲彦)前의원도 참석대상이다.盧前대통령이 이들과 만나는 장면을 정치권에서는 궁금해 한다.박준규前의장은 구여권(舊與圈 )단합의 역할을 자임하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 전직대통령의 이런 움직임을 문민정권의 인기하락에다 현정권을 비판하는 TK 정서가 보편화되는 현상과 연결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익명을 부탁한 6공출신 민자당의 한 의원은『지난 8월보궐선거에서 실체가 드러난「TK정서」가 이들의 행보에 탄력을 주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金基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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