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이주형.장형 형제는 용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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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동생은 웃고 형은 울었다.
체조 남자 안마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장형(李長炯.20)은 뜀틀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주형(李周炯.21)의 친동생.
형제가 같은날 금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거는 경사를 맞았다.
그러나 동생은 경기 직후 형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형이 철봉에서 연기도중 떨어지는등 의외의 실수로 6위에 머물다 간신히 뜀틀에서 동메달 하나를 따내는데 그쳤기 때문.
동생 장형은 지난 92년 대표로 선발돼 국제대회 출전 두번째만에 금메달을 낚아 기쁨이 다른 선수들보다 더 컸다.그러나 형주형은 89년 대표로 뽑힌뒤 베이징(北京)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등 국제적인 선수로 명성을 날려 이번에 도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는데 그만 실수로 경기를 망쳐버렸다.
이주형은 아시안게임 2연패의 결의를 다지는 의미로 대회직전 머리를 빡빡 깎았는데 허사로 끝나자 더욱 실망이 컸다.
『이번 우승은 태릉에서 훈련할때 착지자세나 공중동작에 미숙한저에게 많은 충고를 해준 형 덕분입니다.』 대구 명덕국교 4년때 형이 체조하는 것이 부러워 뒤따라 체조선수로 입문한 장형은줄곧 아시아 정상에 선 공을 형에게 돌렸다.
둘다 한양대 체육과에 재학중으로 형은 4학년,동생은 2학년.
선수촌에서나 학교 기숙사에서 방을 같이 쓰며 우애를 다지고 있다.성격이 활발한 동생에 비해 형은 과묵한 편.
이신길(李信吉.54)-이귀자(李貴子.53)씨의 장.차남으로 형은 1m63.62㎏인데 비해 동생은 1m61.55㎏으로 조금작다. [히로시마=金相于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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