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 통일4년 경기 호황불구 비관론 대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16일 총선을 앞둔 독일 헬무트 콜총리는 만면에 웃음이 가득하다.선거의 최대 쟁점사항으로 부각된 경제문제에서 콜정부는 최근 호경기를 타고 어느때보다 재집권이 유력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통일 4주년을 맞은 독일의 경제는 일반 의 예측대로마냥 장미빛일까.
올해들어 겉으로 드러난 독일의 경제지표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30일 연례 독일경제보고서에서 94~95년중 독일의 실질 GDP성장률이 각각 1.8%,2.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특히 舊동독지역은 9%내외의 고도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내다봤다.독일 경제부 처 역시 이변이 없는한 독일은 98년까지 2.5%의 순탄한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해 주었다.
그러나『몇년안에 양독(兩獨)이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는 통일당시 콜총리의 예측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앞으로 예상치대로 옛 동.서독이 경제성장을 계속한다고 해도 동독지역의 1인당실질국내총생산(GDP)은 2015~2017년이 돼야 서독지역의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양지역의 올해 실업률은 각각 6.8%,16.8%를 기록하고 있으나 실업률은 내년에도 전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한편 전세계의 총생산중 작년에 통일독일이 차지한 몫은 7.5%(美27%,日16%)인데 이는 1970년에 옛 서독이 단독으로 기록한 9%와 비교해 보면 상당히 부진하다.또한 소득면에서도 통독은 EU 12개국의 총소득중 작년에 약28 %만을 차지해 1970년 옛서독이 이뤄낸 29%에도 미치치 못했다.
또한 통일독일은 거대해지기는 했지만 통일이전보다 국제경쟁력이더욱 취약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메킨지 컨설팅社의 독일대표인 헤르베르트 헨 러씨는 올해의 예상을 초과하는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독일경제가『경쟁국들인 아시아와 미국에 비해 생산비중 인건비에 있어서만 30~40%의 추가부담을 안아야만 한다』며 『이런 구조적 갭은 독 일 경제가 이룩한 불과 몇달간의 호황만으로 벌충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부정적인 경제지표외에도 독일의 현상황을 낙관적으로 보지못하게 하는 요인은 또 있다.89년 이래로 민족적 연대감은강화되기 보다 오히려 약화되었다.
통일이후 옛동독지역의 기업합리화 조치로 초래된 대량실업사태는동독지역의 주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서독인들에 대한 원망을 심어놓았고 반대로 서독지역의 담세자들은 동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지불해야만 하는 연간 1천5백억마르크에 달 하는 엄청난 통일비용 때문에 동독인들을 귀찮게 여기게되는등 동.서독인들간에는 쉽게 해결하기 힘든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었다.
최근 독일내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옛 동독및 서독지역 주민의각각 28%와 47%만이 독일민족은「한 민족」이라고 응답했다.
40여년간의 분단으로 비롯된 서로의 이질감이 통일되면 무조건 해소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애초부터 불가능 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柳權夏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