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총선을 앞둔 독일 헬무트 콜총리는 만면에 웃음이 가득하다.선거의 최대 쟁점사항으로 부각된 경제문제에서 콜정부는 최근 호경기를 타고 어느때보다 재집권이 유력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통일 4주년을 맞은 독일의 경제는 일반 의 예측대로마냥 장미빛일까.
올해들어 겉으로 드러난 독일의 경제지표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30일 연례 독일경제보고서에서 94~95년중 독일의 실질 GDP성장률이 각각 1.8%,2.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특히 舊동독지역은 9%내외의 고도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내다봤다.독일 경제부 처 역시 이변이 없는한 독일은 98년까지 2.5%의 순탄한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해 주었다.
그러나『몇년안에 양독(兩獨)이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는 통일당시 콜총리의 예측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앞으로 예상치대로 옛 동.서독이 경제성장을 계속한다고 해도 동독지역의 1인당실질국내총생산(GDP)은 2015~2017년이 돼야 서독지역의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양지역의 올해 실업률은 각각 6.8%,16.8%를 기록하고 있으나 실업률은 내년에도 전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한편 전세계의 총생산중 작년에 통일독일이 차지한 몫은 7.5%(美27%,日16%)인데 이는 1970년에 옛 서독이 단독으로 기록한 9%와 비교해 보면 상당히 부진하다.또한 소득면에서도 통독은 EU 12개국의 총소득중 작년에 약28 %만을 차지해 1970년 옛서독이 이뤄낸 29%에도 미치치 못했다.
또한 통일독일은 거대해지기는 했지만 통일이전보다 국제경쟁력이더욱 취약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메킨지 컨설팅社의 독일대표인 헤르베르트 헨 러씨는 올해의 예상을 초과하는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독일경제가『경쟁국들인 아시아와 미국에 비해 생산비중 인건비에 있어서만 30~40%의 추가부담을 안아야만 한다』며 『이런 구조적 갭은 독 일 경제가 이룩한 불과 몇달간의 호황만으로 벌충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부정적인 경제지표외에도 독일의 현상황을 낙관적으로 보지못하게 하는 요인은 또 있다.89년 이래로 민족적 연대감은강화되기 보다 오히려 약화되었다.
통일이후 옛동독지역의 기업합리화 조치로 초래된 대량실업사태는동독지역의 주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서독인들에 대한 원망을 심어놓았고 반대로 서독지역의 담세자들은 동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지불해야만 하는 연간 1천5백억마르크에 달 하는 엄청난 통일비용 때문에 동독인들을 귀찮게 여기게되는등 동.서독인들간에는 쉽게 해결하기 힘든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었다.
최근 독일내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옛 동독및 서독지역 주민의각각 28%와 47%만이 독일민족은「한 민족」이라고 응답했다.
40여년간의 분단으로 비롯된 서로의 이질감이 통일되면 무조건 해소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애초부터 불가능 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柳權夏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