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아시아 최강 옛말 노메달 추락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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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80년대말부터 곤두박질하기 시작한 한국테니스가 나락의 끝이 안보인다.
86서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를 휩쓸며 아시아최강을 과시했던 한국테니스가 90베이징(北京)아시안게임에 이어 94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도 노메달에 그칠 공산이 크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단체및 복식에서 금메달을 노렸으나 2일 남자단체전 3회전에서 한수아래의 말레이시아에2-1로역전패,탈락했다.
특히 복식우승을 노리던 장의종(張義鍾.상무)-김치완(金致完.
상무)조마저 무너져 혹시나 했던 「노골드」의 두려움이 현실화되고 있다.
여자테니스의 경우 한국은 이미 아시아권에서도 2류국으로 전락한지 오래다.다테 기미코(세계랭킹 9위),엔도 마나(44위)등그랜드슬램대회 본선출전권(약 1백30위권대)을 확보해놓고 있는선수가 무려 10명에 이르는 일본은 물론 세계 랭킹 30~60위에 랭크돼있는 왕 슈팅의 대만과 바스키의 인도네시아에도 한참뒤처져 있다.
남자테니스도 사정은 마찬가지.인도를 제외하면 세계수준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권에서조차 전력약화가 두드러진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처럼 한국테니스의 하향곡선은 선수들에게 아무런 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국내 선수들은 2천만원이 채 안되는 연봉수준에 만족해야한다.대부분의 국내대회가 상금없이 치러지며 최고상금액이 5백만원(그랑프리대회)에 불과하다.
더욱이 매주 국제대회가 열리고 있음에도 한국선수들은 매년 4~6차례 2만5천달러규모의 하류급 서키트대회 출전이 고작이며 한동안 꿈을 부풀렸던 「프로화」논의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때문에 선수들은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일반 테니스강사로 전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실정.
또 실업팀마다 선수발굴.실력향상은 뒷전으로 미룬채 현실안주에급급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총감독-감독-코치로 이어지는 비효율적인 체제로 운영돼 의욕있는 젊은 지도자들이 제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아무튼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테니스계는 지도자층 세대교체를 통한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辛聖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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