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섬 이어도 진짜섬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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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 서남쪽 1백52㎞ 떨어진 곳의 수중섬인 파랑도(일명 전설의 섬 이어도)암초위에 면적 3백평규모의 다목적 무인해양과학기지가 97년2월까지 건설된다.한국해양연구소송원오(宋源吾)소장은 4일 실시된 체과위 국정감 사에서 총 1백54억원을 들여 이같은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양과학기지는 해수면에서 4.6m 물속에 위치한 암초 정상부위에 특수콘크리트 구조물로 축대와 기둥을 세우고 그위에 기지를건설한다는 것.
기지는 해양관측시설.기상관측시설.레이더.초음파관측기는 물론 등대.선박계류장.헬기장.크레인등을 갖춰 각종 과학탐사와 해상조난사고 예방에도 기여케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황조사비 등으로 1억9천만원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돼 있다.
해양연구소는 이미 지반암석채집.관측계설치를 위해 해양공학연구부의 이동영(李東永)박사를 팀장으로 하는 현장조사팀을 파견했으며 내년12월까지 정밀조사와 설비및 구조물 설계를 마친뒤 96년1월부터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파랑도에 이같은 기지가 건설될 경우 태풍.온대성 폭풍의 조기예보로 재해를 예방하고 정확한 어황예보로 어획고를 높이는데도 효과가 클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파랑도는 남북 1천5백m,동서 7백50m 정도 크기로 정상부위가 해수수면의 4.6m 밑에 있는 수중섬으로 주변해역의 깊이는 평균 50m에 이른다.
이 수중섬은 중국의 동도(童島)동북쪽 2백45㎞,일본의 도리시마(鳥島)서쪽 2백76㎞되는 곳에 위치한 항로안전상의 요충지로 수산자원도 풍부해 대형어장과 해저광물자원의 개발가능성이 큰곳으로 알려졌다.
파랑도는 지난 52년 선포된 평화선내에 위치하며 등거리원칙에의한 한국측 관할수역으로 해운항만청에서는 지난 87년부터 등부표(燈浮標)를 설치해 만약에 발생할지 모를 외국의 선점행위에 대비해오고 있다.
해양연구소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태평양에 설치된 존스턴 아일랜드 인공섬을 기준으로 경제수역을 선포하고 중국은 서사하군도를 중심으로 경제수역 관할권을 주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우리나라도 관할해역 확보를 위해 파랑도의 이같 은 기지설치가시급하다』고 말했다.
〈李起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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