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나산 영동백화점 운영권 승강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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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신세계 영동점 운영권을 둘러싸고 위탁경영중인 신세계백화점과 소유주인 나산실업간에 승강이가 벌어지고 있다.
신세계는 영업부진으로 경영난에 봉착했던 영동백화점에 대해 당시 사업주인 김택(金澤)씨와 10년간 위탁경영계약을 체결해 지난해 말부터 신세계 영동점이란 상호로 영업중이다.
반면 나산실업은 이보다 3개월 뒤인 지난 3월말 1백50억원에 영동백화점을 인수해 이를 의류및 패션전문 백화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 아래 신세계측에 영업권을 넘겨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것이다. 양측의 갈등은 나산실업에서 영동백화점을 인수하면서 신세계와의 10년 위탁경영 계약을 그대로 승계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이면서 비롯됐다.
나산은 신세계 영동점 상호를 나산백화점으로 바꿔 직접 경영에나서고 신세계 제휴점으로 양자관계를 재정립한다는 방침 아래 현재 신세계측에 위탁경영 계약기간 단축에 따른 적정보상금과 매장및 인력재배치등과 관련된 실무협상을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다.
나산실업 관계자는『위탁경영을 승계한다는 조건으로 영동백화점을인수하긴 했지만 소유자가 직접경영을 원할 경우 이를 도와주는 게 상도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세계측의 입장은 단호해 영동점을 재개점한지 1년도 지나지 않은 데다 수십년간 쌓아온 경영 노하우가 총동원된 만큼영업성과가 가시화되기 전에는 절대 넘겨줄 수 없다는 것이다.
신세계 관계자는『영동백화점의 대주주가 나산으로 바뀌었을 뿐 위탁경영계약을 맺은 대상은 엄연히 영동백화점』이라고 전제하고『신세계가 영동점 경영에 참여하게 된 것은 패션의류를 중심으로 한 고급품 전문백화점으로 육성한다는 목표에 의한 것인 만큼 다른 대안은 있을 수 없다』며 나산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林一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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