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문화제의 한 행사로 제주사투리 말하기대회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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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성님! 촘말로 오랜만이 봐졈수다 양.』(형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개매,정말 오래 못봐싱게.아시도 잘 이서싱가?』(그래,정말 오래 못봤지.동생도 잘 있었는가?) 4일 오전10시 제주도 문예회관대극장.
이날 이곳에서는 33번째를 맞는 한라문화제(漢拏文化祭)의 한행사로 「제주사투리 말하기대회」가 열리고 있었다.「누가 더 사투리를 잘 하는가」를 가리는 행사장에는 14개 팀32명이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1천여명이 넘는 시민들과 관광 객들이 몰려 시종일관 신기한듯,그러나 진지한 표정으로 참가자들의 입놀림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우리 옛선조들의 언어라고 생각하니 먼저 친근감이 듭니다.더불어 이 고장에 사는데도 불구하고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경우도 많아 다시금 우리 제주의 전통과 문화를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도민 姜모씨) 『도대체 무슨 말인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네요.꼭 외국인들이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하지만 제주사람들이 제주의 언어를 이어가고자 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관광객 李모씨) 경연대회가 진행되는동안 청중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가 나올 때마다 한바탕 폭소를 터트리는가 하면 참가자들이 진지하게 제주사투리를 말하려고 애를 쓸 때면 힘차게 박수를 쳐주기도 했다.이날 행사의실무를 지휘한 제주도교육청 초등장 학과 고찬식(高贊植)장학관은『사라져가는 제주 고유의 사투리를 재연,향토문화를 전승.발전시키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이 대회를 통해 도민 모두가 향토의 정서.문화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濟州=梁聖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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