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칼럼>그많던 학꽁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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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10여년전부터 생선을 많이 먹는 일본에서 소위「등푸른 고기」에 대한 선풍적인 인기와 관심이 고조돼 그 영향이 우리나라에까지 전파된 일이 있다.등이 푸른 생선을 많이 먹으면 성인병 예방과 노화 방지에 좋다는 것이 과학적.의학적.생태 학적으로 증명됐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런 현상은 내 것은 챙기지 못하고 남의 것만 선망하는 잘못된 시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백년전부터 물고기를「검은 고기」와「흰고기」로나누는 관례가 있어 왔고 검은 고기는 흰고기에 비해 몇배 값을더 받는 전통이 있었으며 지금도 그런 풍습이 유지되고 있다.예를 들면 붕어.끄리와 같은 흰고기는 장어.쏘가 리와 같은 검은고기에 비해 헐값이다.
지난 주에 춘천호반을 지나면서 붕어 매운탕 값에 비해 장어구이나 쏘가리 매운탕이 엄청나게 비싼 것을 확인했다.최근 민물 검은 고기의 대표적 어종인 쏘가리는 1㎏에 무려 8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일본인들이 말하는 등이 푸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우리나라에 전래되고 있는 풍습에 의하면 검은 고기라는 뜻이다.
남들이 발견하는 것은 최상으로 알고 우리의 조상들로부터 전래되어 오는 것은 시시하다고 팽개쳐 버리는 습성은 버려야 한다.
물고기를 흰고기와 검은 고기로 나누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가 요즘에 와서 등푸른 고기에 호들갑을 떠는 일 본인들의 지혜에 비해 무엇이 못하단 말인가.
우리나라의 동서남해 해안에서 잡거나 낚는 등푸른 고기의 대표적인 어종은 고등어.정어리.학꽁치다.8.15 해방 전후에 학꽁치는 대나무 막장대를 가지고 나가면 어린 아이들도 담박에 한 망태 그득하게 낚았다.그러나 이제는 모두 옛말이 됐다.학꽁치를낚으려면 학꽁치 떼들이 몰려오는 「계절과 지역」을 정확히 알기전에는 학꽁치는 고사하고 학의 주둥이처럼 생긴 학꽁치의 주둥이조차 구경하기 힘든 세상이다.
학꽁치는 먹는 방법도 많다.흔히 먹을 수 있는 것이 통조림으로 된 학꽁치지만 바다 낚시인들은 막 낚아올린 학꽁치를 회나 숯불 석쇠 소금구이로 즐긴다.이렇게 맛있고 영양가 높은 학꽁치가 이제부터 겨울이 되기 전까지 전국 해안에 떼로 몰려오고 있다. 서울에서 학꽁치 낚시의 호쾌함과 장쾌함,그리고 그 달고 고소한 학꽁치 특유의 맛을 비교적 쉽게 만끽할 수 있는 곳은 충남 홍성의 죽도 부근이다.10월중에 가면 낚시의 손맛과 함께학꽁치의 맛,두가지를 모두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낚시전문가회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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