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희지 17자 베낀 것도 40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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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명필의 글씨는 역시 다른 모양이다. 중국 붓글씨의 최고봉인 왕희지(王羲之:307~365)의 글씨(사진)가 26일 열릴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 나와 서예 작품으로는 최고가 기록을 경신할 예정이다. 현재 예상가는 3000만~4000만 홍콩달러(약 36억~48억원) 선. 세로 길이는 25.3㎝, 너비는 5.3㎝에 모두 17자에 불과한 '매지첩(妹至帖)'이란 작품이다. 더구나 본인의 필적이 아니다. 7세기께에 왕희지의 진필을 베껴 쓴 모작에 불과하다. 현재 왕희지의 진필은 없고, 진필을 직접 베낀 모작도 20여 점만 남아 있다. 일본 감정가에 의해 보관돼 오던 작품은 1973년에 그 존재가 처음 알려졌다.

서예의 성인, '서성(書聖)'이란 별명의 왕희지는 대표작으로 '난정서(蘭亭序)' 등을 남겼으나 전해지지 않고 있다. 특히 '난정서'는 당 태종과 여 황제 무측천 등이 탐을 내 무덤에 함께 매장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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