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구소련에 獨語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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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독일어가 동유럽과 舊소련권에서 크게 붐을 타고 있다.현재 전세계에서 독일어를 배우고 있는 사람은 2천만명으로 공산권 붕괴이후 1천3백만명이 늘어난 셈이다.이는 통일 4주년을 맞는 독일의 국제적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다 공산권 붕괴 이후 독일이 이지역에 엄청난 투자와 지원을 한데 따른 결과로 볼 수있다.그만큼 舊공산권에 대한 독일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독일어보급의 전초기지랄 수 있는 독일문화원(괴테 인스티투트)은 세계78개국 1백51곳에 설치돼 있 다.
우크라이나에서는 1백여만명이 독일어를 배우고 있으며 체코와 라트비아의 의무취학 학생중 독일어 수강자는 50%,러시아에서는35%,슬로바키아에서도 31%에 이른다.또 폴란드에서는 독일어를 배우려는 사람은 많지만 강사가 절대적으로 부 족해 어려움을겪고 있기까지 하다.이에 비해 미국에서는 불과 33만명이 독일어를 배우고 있을 따름이다.그동안 영어.불어.스페인어등에 상대적으로 처져 있던 독일어가 국제언어로 주목받게 되자 독일정부는자국언어 확산을 위해 지원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너무 어학에만 집착하고 독일 문화 전수에는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있다.한편으로 독일어의 팽창은 독일내부에서 작은 논쟁거리가 되기도 한다.국수주의적이고 보수적인 쪽은 이를 통해 국가의명예와 영향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좌파자유주의자들은 새로운 동방(東方)식민지화의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韓敬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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