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취약종목 링서 중국도 제껴 효자노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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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입니다.』 3일 히로시마 현립체육관에서 벌어진 체조 남자단체전에서 한국이 일본을 꺾고 은메달을 차지하는 순간 이상균(李相均)총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대견스럽게 바라보며 말문을 열었다.
『체조는 항상 일본에 뒤진다고 생각했는데 일본 안방에서 코를납작하게 만들었으니 얼마나 자랑스럽습니까.』 예상치 않았던 체조 은메달은 취약종목인 안마.링에서의 분전 때문이었다.
안마는 이제까지 한국의 최대 취약종목.그러나 이날 마루운동에이어 두번째로 치러진 안마에서 정진수(鄭鎭秀)가 9.20,한윤수(韓允洙)가 9.40을 따내더니 히든카드로 내세운 막내 이장형(李長炯)이 전체 5위에 해당하는 9.675를 획득,한국벤치를 환호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경기후 조성동(趙成東)감독은 『장형이가 너무 잘해줬다』며 감격해했다.
곧이어 벌어진 링.
첫선수로 나선 이주형(李周炯)이 9.10으로 위기를 넘긴 후한광호(韓光鎬)가 9.40,한윤수 9.50,정진수 9.60,여홍철(呂洪哲)9.70으로 점차 점수를 높이더니 유옥렬(柳玉烈)은 9.725라는 최고점수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링에서 얻은점수는 총 47.925.
오히려 1위팀 중국(47.250)보다도 높고 일본(46.700)보다는 1점이상 높은 쾌거였다.취약종목이던 링이 이번 대회에서는 완전히 「효자종목」이 된 셈이다.
백동기(白東基)코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링을 중점적으로 보완한게 적중했다』며 흐뭇해했다.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채 시상대에 섰던 한국선수들은 경기 내내 대형태극기를 흔들며 『한국 잘해라』를 외치며 응원한 70여명의 응원단에 선물로 받은 마스코트 인형을 던져주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히로시마=孫長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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