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신간>겨울숲으로의 귀환,월악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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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49일의 남자』로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신예작가 장태일(28)의 두번째 장편.영화 『토털 리콜』처럼 현실과 컴퓨터 속의 가상현실이 교차하는 이중구조의 구성이 독특하다.
30대 중반의 남자 주인공이 컴퓨터를 구입하면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컴퓨터 소프트웨어인 「겨울세계」로 들어가 겪는 체험이 뒤섞인 구성방식을 취한다.
작가가 현실과 가상현실의 대비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현실이라고 하는 관념 뒤에 숨어있는 권위이며 그런점에서 작가는 집단에 의해 만들어진 현실의 해체를 통해 개인의욕구에 충실한 새로운 현실의 구축을 꿈꾸고 있 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작가가 투시하는 작위적 현실의 하나는 지나간 연대의 잠재된 폭력과 광기가 매체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결합해만들어낸 대중사회의 소비행태다.
〈세계사.3백10쪽.6천원〉 『녹슬은 해방구』의 작가 권운상이 삼년만에 내놓은 역사소설.『녹슬은 해방구』가 50년전의 얘기인데 비해 『월악산』은 1백년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갑오농민전쟁과 활빈당.의병투쟁.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등 상호연관없는별개의 흐름으로 간주된 역사적 사건들을 서장옥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하나의 흐름으로 종합한다.
서장옥은 전봉준의 스승으로 동학의 주류인 북접에 대항하여 남접을 창시하고 전봉준.김개남.김화중 등과 갑오농민전쟁을 주도한인물.동학교주의 후계자리를 마다하고 무장봉기를 주장하여 전봉준과 함께 최시형으로부터 이단자로 낙인 찍혔던 인 물이지만 결국은 최시형의 북접을 움직여 농민전쟁에 참가하도록 만든 집념의 사나이다.
『월악산』은 1895년 전봉준이 효수된 시점부터 1900년 서장옥이 체포되어 꼭같은 자리에서 효수되기까지 6년에 걸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백산서당.전2권.각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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