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쑥!] 갈수록 인기 끄는 특성화 고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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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한 대진디자인고 재학생들의 영상 디자인 수업 장면. 학생들은 영상 촬영 및 편집 장비를 활용해 스스로 동영상을 촬영한 뒤 직접 편집해 UCC 콘텐트를 발표한다.[대진디자인고 제공]

10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서울 대진디자인고에서는 오후 9시가 넘도록 야간 자율학습이 이어졌다. 전문계고(옛 실업계고)인 이 학교 고 3학생들은 일반고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수능 대비에 한창이었다. 이미 수시 2학기 모집에서 서울 시내 대학에 합격한 학생만 30명이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4년제대 진학률이 60%였는데 올해는 더 높아질 것 같다”며 “전문계고가 오히려 특별전형 덕분에 일반고보다 대입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고교 재학 중 특화된 전공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대입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전문계고·특성화고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부 특성화고의 경우 유학반을 만들어 학생들을 해외 대학에 보내기도 한다.

◆높아지는 경쟁률= 8일 원서접수가 끝난 서울 지역 19개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에서는 평균 1.78대 1의 경쟁률(총 4075명 모집에 7258명이 지원)을 기록했다. 외국 대학에 유학을 보내는 것으로 유명해진 선린인터넷고가 2.75대 1로 경쟁률에서 가장 높았다.

올해 서울시내 19개 특성화고의 모집인원은 2007학년도보다 1200명 많아졌으나 지원자는 1873명이 늘어나 지난해보다도 인기가 높아졌다.

부산에서도 19개 특성화고가 신입생 모집을 시작해 12월 7일까지 원서를 마감한다. 대구지역 11개 특성화고도 특차모집은 11월 19∼22일, 정시모집은 12월 7∼11일 원서 접수를 실시한다.

특성화 고교 중 상당수는 모집 지역이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과 관계 없이 지원할 수 있다.

◆“두마리 토끼(취업과 진학) 잡는다”=올해 서울시내 특성화고 졸업생들은 미국 명문대(오클라호마주립대, 텍사스주립대, 엠포리아주립대, 피츠버그주립대 등)에 37명이나 합격했다. 경남애니메이션고도 올해 일본교토조형예술대학에 합격생을 배출하는 등 특성화고를 나와 외국 대학에 유학하는 것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2007학년도 국내 대입 실적도 전년도보다 더욱 좋아졌다. 연세대 34명, 고려대 13명, 중앙대 53명 등을 포함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1686명이 합격했으며, 그 결과 전체의 61.6% 학생이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의 경우 2002년 대학진학률은 7.2%였으나 지난해 47.5%로 뛰어올랐다. 서울여자상업고도 2004년 9.4%에서 지난해 23.4%로 높아졌다.

◆평소 학생부 관리·수능 대비 중요=2008학년도 대입부터 정원외 5% 특별전형이 적용됨에 따라 특성화 고교나 전문계 고교 출신자들이 대학에 들어가기가 훨씬 쉬워진다. 이에 따라 합격자 수도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원외 5% 특별 전형이라는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고교 재학 중 내신 성적을 잘 관리하고, 수능에 신경을 쓰면 된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의 경우 직업탐구 영역을 포함해 4개 영역 중 2개 영역에서 2등급 안에 들면 합격할 수 있다. 서울시내 상당수 대학들은 1~2개 영역에 한해 3~4등급 성적을 받으면 지원이 가능하도록 최저학력기준을 두고 있다.

수능시험에 자신이 없는 전문계고 학생들은 수시모집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수시모집에서는 대학별로 내신 성적과 면접, 적성검사, 논술고사 등 다양한 전형 방법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대학별로 전형요강을 충분히 숙지한 다음 스스로 판단해 장점이 잘 발휘될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하여 지원해야 한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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