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교도관에 性상납" 매춘여성 11명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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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매춘여성 11명이 자신들이 성 상납한 전.현직 경찰관 네명과 교도관 두명의 실명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인천시 E룸살롱에 근무하는 金모(27)씨 등은 10일 "지난 2년여 동안 업주의 강요로 경찰관.교도관과 수시로 성 관계를 가졌다"고 폭로했다.

성 상납을 받은 경찰관들은 인천 모경찰서 형사과 소속.

文모.河모 경장 등 두명은 2002년 초부터 1주일에 서너번 룸살롱을 찾아와 도박판을 벌이면서 술을 접대받았다. 경찰관이 '2차'를 나갈 때마다 업주 李모씨는 성 상납을 위해 여성들을 동원했다.

金씨는 "2백만~4백만원씩 선불금을 받은 데다 월 8푼의 높은 이자와 일을 하지 않았을 때의 벌금이 족쇄가 돼 빚이 늘어나면서 주인의 강요를 뿌리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 중에는 기혼 여성도 있다.

경찰관들은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 정보를 흘려주면서 룸살롱 업주의 '기대'에 보답했다는 것이다. 특히 文씨는 조직폭력배와 도박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다른 경찰서로 전보된 지난해 말에도 거의 매일 룸살롱으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경찰관은 지난달 20일 해임됐으며 지난달 말 피해 여성들의 제보로 인천경찰청이 수사에 나서 文경장은 구속됐으나 河경장은 불구속 입건됐다. 업주 李씨도 지난 2일 윤락 알선.강요 혐의로 구속됐다.

같은 경찰서 유모 경사와 심모 경사도 룸살롱을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것이 여성들의 주장이다. 유경사는 다른 유흥업소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파면됐고 심경사는 현재 재직 중이다.

한편 인천구치소 현직 李모.朴모 교도관은 업주 李씨가 도박장을 연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됐을 때 룸살롱을 찾았다. 수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향응과 함께 성 상납을 받은 것이다.

교도관들은 李씨가 보석으로 석방된 뒤에도 룸살롱을 찾아와 '재미'를 봤다고 한다.

金씨 등 피해 여성들은 "윤락행위를 단속해야 할 구청 공무원도 업주와 연결돼 있다"면서 검찰이 관련 공무원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이름을 공개한 경찰관.교도관 이외에 이름을 알 수 없는 10여명의 경찰관이 성 상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 여성에게 무료 법률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지원(姜智遠) 변호사는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성 상납하고 피해 사실을 신고한 여성을 경찰이 윤락혐의로 입건한 것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경찰서와 인천구치소 측은 "검찰이 수사 중인 만큼 결과를 지켜본 뒤 징계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swkim@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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