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벨트 복원이 목표 … 호남 뭉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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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12일 합당을 선언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 정동영 대통령 후보와 민주당 이인제 대통령 후보, 박상천 민주당 대표(오른쪽부터)가 12일 국회에서 합당과 대통령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노무현 정부에서 쪼개졌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새천년민주당이 4년 만에 하나로 합쳐졌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신주류(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라면 민주당은 구주류라고 말할 수 있다. 두 당 간 통합은 범여권의 숙원이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맞서려면 호남 민심의 결집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2년 11월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포장마차 러브샷' 장면과 같은 짜릿한 드라마는 없다. 통합이라는 재료의 신선도가 크게 떨어진 데다 '문국현'이란 제3 변수가 빠져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정동영+이인제' 단일화가 현재 대선 구도에서 파괴력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발표된 코리아리서치센터.미디어리서치.글로벌리서치.리서치플러스 등 네 곳의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 지지율은 12.4~16.6%, 이 후보는 1.0~2.1%로 나타났다.

다만 호남 표심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치된 관측이다. 정치컨설팅 업체 e윈컴 김능구 대표는 "정 후보로 단일화된다고 봤을 때 양당 합당 이후 호남 지지율이 60~70%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 호남 출신 수도권 유권자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정 후보 지지율이 20% 선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정 후보 측 선대위 관계자는 "당장 큰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2002년 대선 후 흩어졌던 전통적 지지층이 드디어 하나의 깃발 아래 뭉칠 여건이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또 정 후보가 호남을 장악하고, 충남 논산 출신인 이인제 후보가 충청권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흡인력을 보여주면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대 수준까지는 아니라도 '호남+충청' 연대를 부분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여기에다 수도권에서 강세인 문국현 후보와 손을 잡아 서부벨트를 완성한다는 게 정 후보 측 구상이다.

정 후보는 이날 대전 MBC 토론회에서 문 후보와의 통합 방식과 관련, "연합정부.공동정권을 만들자는 합의 문구를 만들 수 있다. 세력 통합이 아닌 후보 단일화 방식"이라고 말했다.

◆'삼성 특검' 3인 연석회의=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문국현 창조한국당, 권영길 민주노동당 등 세 명의 대선 후보는 13일 서울시 정동 세실 레스토랑에서 '삼성 비자금 특검을 위한 대선 후보 3인 연석회의'를 하기로 했다. 각 후보 측 대리인들은 사전 예비모임에서 특검 추진을 위해 세 후보가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삼성 비자금 특검 추진은 최근 국회 원내에서 논의가 지지부진했으나, 3인 연석회의를 통해 다시 쟁점화될 전망이다.

김정하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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