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라켓 람보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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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최근 세계적인 테니스라켓 제조회사들이 초대형 라켓을 개발해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슬레지 해머(대형망치)」「빅 뱅(대폭발)」「익스텐더 선더(천둥증폭기)」등 듣기만 해도 가공할 파워가 살아날 듯한 이 라켓들은 달걀이나 프라이팬모양을 한 넓은 헤드와 그래파이트합성물로 만들어진 가벼운 본체로 강력한 스트로크를 쉽게 구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헤드의 면적을 보면 5백48평방㎝인 표준라켓은 물론,오버사이즈라켓(약7백10평방㎝)보다도 더 넓어졌다.
윌슨社가 내놓은「슬레지 해머」만이 오버사이즈라켓과 비슷할 뿐,헤드社의「빅뱅」은 7백16평방㎝,프린스社의 「익스텐더 선더」는 무려 7백87평방㎝나 된다.
무게도「슬레지 해머」와 「빅뱅」이 2백61g,「익스텐더 선더」가 2백67g으로 과거 나무재질의 라켓이 4백25g인 것에 비하면 손목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가격은 미국내에서 소매가로 2백50달러(20만원)정도다.
라켓디자이너 컬스氏는『아마추어 대부분의 히팅포인트가 헤드의 머리부분임을 착안,머리부분을 확대시킨 삼각모양을 도안해냈다』며『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초대형 라켓이 지니고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은 상대방에게 심리적인 위압감을 준다는 것.
한 고객은『상대방은 내 라켓의 크기에 완전히 압도당해 첫 서브를 넣기도 전에 기가 죽는다』고 말했다.
시제품을 사용해본 애호가들은 공이 잘 나가고 공을 놓치는 일이 줄어든 것은 공감하면서도 『서브와 스매싱에서는 충분한 파워를 발휘하지 못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제 테니스연맹은 선수들이 정규대회에서 오버사이즈라켓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고 있다.오버사이즈라켓은 정교한 컨트롤에문제가 있어 아직까지 선수들이 사용을 꺼리고 있는 실정.
반면 라켓제작사들은『손잡이부터 헤드까지 무게의 분배를 재조정해 특별한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며『이제까지 별다른 불만사항이접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근 라켓의 대형화 추세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면서도 『반드시 대형화만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헤드의 크기 변화에 따라 장단점이 발견되는 만큼 다시 작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미 비슷한 시제품이 나왔으나 시기상조인지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鄭濟元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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