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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환경을살리자>33.환경운전 10대수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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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달 23일 서울광화문일대.
비록 시야는 뿌옇게 흐렸지만 시민들은 으레 그러려니하며 지나쳤다. 그러나 이날 광화문일대는 사상 최악의 오존오염도를 기록했다. 오염도는 시간당 환경기준치(0.1PPM)를 3배이상 초과한 0.32PPM.
이는 오존오염을 측정하기 시작한 83년이후 최고치로 종전 최고기록은 88년9월5일 부산광안동의 0.302PPM이다.
오존은 0.1~0.3PPM 정도의 오염도가 1시간정도 지속될경우 기침.눈따가움을 유발하며,0.25~0.75PPM의 농도가2시간 계속되면 폐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있다. 대도시 대기오염의 주범이 자동차로 바뀐지는 이미 오래다. 자동차에서 뿜어대는 배출가스는 10여종의 발암물질을 포함해각종 오염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달리는 공해덩어리로 변해버린 자동차는 갈수록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고,따라서 서울등 대도시에서 이제 맑은 공기는 거의 들여마시기 힘든 지경이 됐다.
그렇다고 자동차없는 현대생활은 생각할 수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하면 자동차공해를 줄일 수 있을까. 물론 연료와 엔진등 기관체계의 개선이 선결 요인이지만 이에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이다.
환경처 교통공해과와 국립환경연구원 산하 자동차공해연구소가 제시한「환경운전의 10대 체크포인트」를 소개한다.
첫째,차계부(車計簿)를 쓰는 일이다.
운전하다보면 새차인데도 엔진소음이 크거나 차체가 쿨럭거리는 경우가 있다.
이때 자동차의 꽁무니에서는 시커먼 매연이 뿜어져 나오기 십상이다. 엔진오일이나 에어클리너를 교체할 때가 지난 것이다.
엔진오일과 에어필터를 제때 갈아주지 않으면 연료소비량도 늘게되고 자연히 공해배출량도 증가한다.
에어필터는 주행거리 5천㎞마다,엔진오일과 필터는 1만㎞마다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자동차는 2만여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는데 달리는동안 마모되게 마련이어서 이 또한 때맞춰 갈아주어야 한다.
〈표 참조〉 그러나 언제쯤 엔진오일을 갈았는지,또 어떤 부품을 갈았는지 기억하고 다닐 수는 없다.
따라서 차계부를 차내에 비치해 그때그때 기입해두면 부품의 교체시기를 제때 맞출 수 있어 비용도 절약되며 결과적으로 도시환경 개선에도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함께 연료주입때마다 차계부에 주입량및 주행거리를 기록하게되면 연비를 체크할 수 있어 차의 건강상태도 알 수 있게 된다. 둘째,매년 자동차 건강진단을 받는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건강진단을 1년에 두차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차도 마찬가지여서 심각한 고장위기에 처해 있어도 평소에 드러나지 않는 만큼 1년에 한번 정도는 전문정비업소에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때의 체크포인트는 공(空)회전속도.점화시기의 空연비.점화플러그상태.연료분사펌프 작동상태(경유자동차).배출가스농도등이다.
건강진단을 통해 정비하게되면 연료를 최대 10%까지 절약할 수 있고,오염물질도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
오염물질중 일산화탄소는 22~54%,탄화수소는 17~25%,질소산화물은 2~7%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셋째,부품교체때 순정부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가까운 카센터에서 브레이크 패드를 갈았는데 제동때마다 『끼익끼익』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순정부품이 아닌 불량품인 것이다.
이 경우 미세먼지 공해는 물론 사고위험까지 있다.
시중에 보급되고 있는 에어클리너.엔진오일.부품등은 종류와 품질이 다양하다.
이중에는 사고차나 폐차에서「재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자동차 제작사에서 요구하는 지정부품을 사용해야 자동차의 수명을 늘리고 공해의 배출도 줄이게 된다.
넷째,난폭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다.
급가속.급출발.과속등 난폭운전의 경우 정숙 주행보다 연료소모량이 10~20%가량 늘어난다.
2천㏄급 중형자동차의 경우 급출발 10회면 1.24㎞,급격한공회전 10회면 0.62㎞를 더 달릴 수 있는 연료가 소비된다. 연료가 많이 소비되는 운전조건때는 오염물질도 많이 배출되고소음공해도 심하며 자동차의 수명도 단축된다.
특히 교통사고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 된다.
다섯째,차에 불필요한 짐을 싣지 않는 것이다.
2천㏄급 중형자동차에 10㎏의 불필요한 짐을 싣고 1백㎞를 주행하면 2.68㎞를 달릴 수 있는 연료가 더 소비된다.
여섯째,장기간 정차시 엔진을 끄는 것이다.
신호대기나 정체 또는 정차상태로 기다리면서 3분이상 공회전 운전할 때는 시동을 끄는 것이 오염물질과 연료소비량을 줄이는 길이다. 공회전을 10분간 계속할 경우 1.44㎞를 달릴 수 있는 연료가 낭비된다.
일곱째,적당한 타이어 공기압을 유지하는 것이다.
타이어의 공기압은 자동차의 안전운행뿐 아니라 연료소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공기가 평방㎝당 0.5㎏이 부족한 타이어로 1백㎞를 주행하면2.68㎞를 주행할 수 있는 연료가 더 소모된다.
여덟째,엔진부품의 임의조작이나 시동을 끄는 타력(惰力)운전을하지 않는 것이다.
연료조절장치를 임의 조작해 엔진출력을 10% 올릴 경우 매연이 70%이상 증가한다.
내리막길이라고 해서 연료절약을 위해 시동키를 끄고 타력주행을하거나 기어를 넣은 상태에서 서서히 내려가면 매연 저감장치인 삼원촉매장치에 다량의 휘발유가 유입돼 연소되면서 과열로 손상될우려가 크다.
아홉째,연비가 좋고 공해가 적은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이다.
자동차의 배기량은 연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1천5백㏄급 자동차는 2천㏄급 자동차에 비해 연료가 17%가량 적게 든다.
최근 출고되는 자동차는 배기량에 따라 연비등급을 매기도록 돼있어 이를 참조하면 된다.
또 경유자동차는 촉매장치가 부착된 휘발유자동차보다 오염물질을더 많이 배출한다는 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불필요한 운전을 삼가는 것이다.
환경처가 조사한 각국의 승용차 평균주행거리는 우리나라를 하루1백㎞로 할때 스페인 19㎞,일본 24㎞,독일 33㎞,영국 41㎞,미국 45㎞로 우리나라 운전자가 선진국보다 두배이상 자가용차를 타고 다니는 셈이다.
이에따라 도심은 항상 상습체증에 시달리게 되는데 국립환경연구원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교통체증이 심하게 되면 배기가스가 정상주행 때보다 최고 4배이상 더 배출된다.
예를들어 광화학스모그의 원인물질인 탄화수소의 경우 평균시속 50㎞에서 연료 ㎏당 0.5g을 배출하지만 속도가 10㎞로 떨어지면 2g을 내뿜고,질소산화물은 0.5g에서 1g으로 증가한다. 속도에 따라 연료소모량도 급격히 늘어 시속 30㎞에서 20㎞로 떨어지면 연료소비가 19% 늘며,또다시 10㎞이하로 떨어지면 42%나 늘게 된다.
한편 자가운전자들은 자동차에 대해 최소한의 기초지식과 정비기술을 갖추어야 한다.
예를들어 배기가스가 청백색을 띠고 있거나 진한 연기를 내뿜을때는 연료여과기.공기청정기.연료분사펌프 계통에 이상이 있는 것이다. 이때 즉시 부품을 갈아주거나 막힌 펌프를 뚫어준다면 바로 1등 환경운전자가 되는 것이다.
〈朴鍾權기자〉 ………………………… ◇도움말 주신분▲조강래(趙康來)자동차공해연구소장▲손희만(孫熺晩)환경처교통공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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