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향 좌익수 北 송환검토-통일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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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北韓)이 이산가족문제 해결에 긍정적으로 호응해올 경우 출소(出所)한 미전향(未轉向) 장기수들을 이인모(李仁模)노인처럼 북한으로 송환(送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통일원이27일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미전향 장기수들에 대해서는 송환 불가(不可) 입장을 분명히 해왔으며,이들에 대해 조건부 송환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원은 이날 국회 외무통일위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북한측이 송환공세를 벌이고 있는 미전향 출소자 김인서(본명 金國弘.67),함세환(咸世煥.61)씨등을 송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통일원은 그 근거로 이들이 실정법을 위반한 범법자인데다 본인의 의사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기 때문에 북한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전쟁포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金鎭國기자〉 통일원은 그러나 북한측이▲이산가족 방문단 교환▲판문점 면회소 설치▲납북자 송환등 이산가족문제 해결에 긍정적으로 호응해올 경우『좌익(左翼) 출소자 문제도 넓은 의미의 이산가족문제 해결차원에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원의 한 당국자는『이들을 송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는변함이 없다』면서『그러나 이산가족들이 헤어진 가족을 만나겠다는희망이 절실하고,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점에서 이같은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북한行을 희망하는 미전향 좌 익수들도 가족들을 만나러 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李노인을 북한에 송환한 바 있으나 송환직후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는등 더욱 강경한 태도로 나왔고 李노인을 정략적으로 이용,우리측 호의를 무시함으로써 추가 조치를 재론할 수 없는 분위기를 자초해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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