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성-내달15일 개막 競輪 최고령 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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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남들 같으면 회사를 정년퇴직하고 집에서 쉴 50대 중반의 나이에 자전거 하나로 새 인생을 시작한 「鐵의 사나이」가 있다.
다음달 15일 올림픽공원 벨로드롬에서 개막되는 경륜에 일반부선수로 참가하는 신대성(愼大成.54)씨가 바로 그다.
올초 경륜후보 1기생으로 뽑힌 후 3개월간의 강도높은 합숙훈련 끝에 지난7월 당당히 등록선수 자격을 따낸 愼씨는 경륜이 개최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그가 주목을 끄는 것은 단순히 경륜에 참가하는 선수중 「최고령」이라는 사실때문만은 아니다.
사이클은 그 자체가 강인한 체력.지구력은 물론 사고의 위험때문에 집중력도 상당히 요구되는 스포츠.
따라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중년에 접어든 50대 사이클선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실제로 국내외 사이클선수는 대개 허벅지 근육이 불거져 나오는등 파워넘치는 20대들이다.
그러나 愼씨는 이같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되돌려 놓은「정력의 화신(化神)」이다.
서울시 사이클동호인연합회장을 지낸 그는 아마추어대회.동호인대회등 지금까지 상을 탄 횟수만도 1백여회에 이른다.더욱 놀라운사실은 87년엔 47세의 나이로 20대도 기피하는 철인3종경기에 입문한 것.
딸만 넷을 둬「딸부자」로 통하는 그는 2년전 사위와 함께 철인3종경기에 출전,사위는 종합 10위를 하고 자신은 50대에서1위를 한 것을 늘 자랑스러워 한다.
후보졸업 40일을 남기고 훈련중 갈비뼈 4대,어깨뼈 1대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을 땐 「모든 것이 끝났구나」하는 생각밖에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입원 3주만에 의사의 만류를 끝내 뿌리치고 병원을 뛰쳐나와 혹독한 개인훈련에 나서길 1백여일.마침내 졸업 두번째 레이스에서 2위의 좋은 성적으로 경륜선수의 꿈을 실현한 것이다.
愼씨가 자전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40여년전 중학교재학시절 공수도를 배우게 되면서부터.그는 하체의 힘을 기르기 위해 경주용이 아닌 일반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이후 인천 무선고를 거쳐 동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태권도장도 직접 운영해 보았고,정치판에 뛰어들어 경호와 수행비서역도 해 보았다.야당생활을 4년만에 청산한 후 75년에는 건축자재판매업을 하기도 했다.
이때 사업에 전념하느라 불어난 몸을 줄이기 위해 사이클을 다시 잡은 것이 경륜선수로 변신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자신의 주거지인 상일동 일대를 동네 동호인들과 함께 20년간매일 달리다시피하면서 틈틈이 올림픽벨로드롬에서 실력대결을 벌인것도 경륜선수로 새출발하게 만든 또하나의 동기다.지금은 사업도정리하고 오로지 경륜연습에만 열중하고 있는 그의 체격은 1m70㎝의 키에 65㎏.사업할 때를 빼놓고는 고교재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변함없는 체격을 유지하고 있다.
오늘도 이른 새벽부터 힘차게 페달을 밟은 愼씨는 지난 40여년간 다양한 운동을 즐기면서 터득한『땀흘린만큼 결실이 온다』는신념을 바탕으로 프로선수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鄭太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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