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탑>대통령 연휴구상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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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21일 오후 가족들과 3박4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귀경함으로써 언제나 그랬듯이 金대통령의 연휴 정국운영구상에 관심이 온통 집중.
특히 金대통령의 휴가기간중 인천북구청사건과 관련,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의 전격사퇴가 이뤄져 후임 인선은 물론 전반적인 시.도지사개편,나아가 개각까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쪽으로 관심이 증폭.
그도 그럴 것이 金대통령이 얼마전부터 공직자들의 부정조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해왔고,그것이「인사(人事)를 만사(萬事)」로 여기는 金대통령 특유의 돌파기법과 맞물려 어떤 결과를 나을지 모르기 때문.
이에 대해 아직 여권 고위관계자들은 이렇다할 예측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金대통령의 연휴구상이 모습을 드러내는데는 며칠간의시간이 필요할듯.
한편 金대통령은 연휴 첫날인 18일 부인 손명순(孫命順)여사와 아들 현철(賢哲)씨 내외,손자들과 함께 고향 거제도(巨濟島)를 방문,작고한 모친 박부연(朴富連)여사의 묘소에 성묘하고 생가(生家)를 방문,부친 김홍조(金洪祚)옹에게 문 안.
金옹은 金대통령의 손을 잡고『요즘 건강은 어떠냐,칼국수먹고 어떻게 다니느냐.좋은 쌀도 많이 나는데 좋은 밥좀 먹지』라며『선거때 국민에게 약속한 일들은 잘하고 있느냐』고 질문.
金대통령은『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습니다』고 답한 뒤 공직자부정부패를 의식한듯『5천년동안 썩은 일을 고치려니 하루아침에 잘 안됩니다만 극소수 부패분자들 외에는 양심적 공무원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고 강조.
金대통령이 동네를 떠나려 할 무렵 주민 한 사람이 조그만 쌀부대 하나를 金대통령 차에 실어주려 했으나 경호원들이 이를 사절.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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