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홈런왕 막판경쟁 김경기,김기태에 2개差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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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기태야,게 섰거라.』 시즌내내 홈런부문에서 거북이 걸음을 하던 태평양 대포 김경기(金敬起)가 막판에 타이틀을 차지하겠다고 공공연히 선언하고 나섰다.
불과 20일전인 이달 1일만해도 홈런왕은 쌍방울 김기태(金杞泰)로 굳어진 것처럼 보였다.
24개로 19개의 이종범(李鍾範.해태),김재현(金宰炫.LG)을 5개차로 따돌리며 여유있게 1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18개로 4위를 달리던 김경기가 막판 몰아치기포를 가동시켜 2개차로 따라붙으면서 승부는 한치앞을 내다볼수 없는 형국이 됐다.
특히 金은 지난 14,15일 전주에서 김기태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틀연속 대형아치를 그려내며 대포시위를 펼쳤다.
현재 남은 경기수에서도 태평양은 쌍방울보다 한게임 더 많은 4게임이어서 김경기가 다소 유리한 상태.
그러나 경기수 뿐만아니라 모든 여건들을 고려해볼때 종반 역전가능성은 한층더 짙어 보인다.
우선 두 선수의 최근 페이스가 그러한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경기는 이달들어 막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반해 김기태는 후반기내내 주춤거리고 있기 때문이다.7월14일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 김기태는 2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후반기에 추가한홈런은 불과 5개.
그러나 김경기는 전반기 14개로 3위를 마크한뒤 후반기에도 9개를 터뜨려 기복없는 꾸준한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특히 김경기는 이달 들어서만 14경기서 5개의 홈런(게임당 평균 0.357개)을 날려 1개를 추가하는데 그친 김기태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태평양이 지난 15일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은터라 金은 남은 경기에서 팀배팅에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다는 것도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정명원(鄭明源.구원)과 김홍집(金弘集.승률)을 제외하고 뚜렷한 개인타이틀후보가 없는 태평양은 최초로 홈런왕이 탄생할 경우포스트시즌까지 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지원을할 방침이다.
또 김경기의 1번타자 기용가능성도 전혀 배제할수 없는 상황.
86년 삼성 이만수(李萬洙)와 해태 김봉연(金奉淵.現 해태 타격코치)이 프로야구 최초의 1백홈런경쟁을 벌일 당시 삼성 김영덕(金永德)감독이 李에게 한타석이라도 더 기회를 주기위해 1번타자로 기용한 例도 있다.
타선조정 덕택으로 李는 간발의 차(86년 李는 통산 1백1개,金은 99개로 시즌을 마감)로 최초의 홈런 1백고지를 밟았었다. 〈朴炅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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