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의료서비스 질 높이려면 건강보험 간 경쟁 있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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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정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과 민영 건강보험의 경쟁을 통해 병원 산업의 발전과 의료의 질을 높이고 있다.”

국제병원연맹(IHF)회장인 프랑스의 제럴드 빈센트(사진) 박사가 6∼8일 서울 COEX에서 개최된 국제병원연맹 총회 및 학술대회 참석차 내한했다. 프랑스는 2000년 세계보건기구가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의료시스템을 자랑한다. 그러나 인구의 고령화와 실업률 증가, 의료 낭비적 요소에 대한 고민은 다른 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03년 질병보험기금 적자는 약 13조2000억원. 프랑스의 헬스케어 시스템은 전형적인 ‘보완형 건강보험’이다. 국민 대부분이 정부의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민영보험 가입율도 92%로 유럽에서 가장 높다. 100여 개가 넘는 영리·비영리 민영보험 공급자들이 새 상품을 가지고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는 것.

발목을 잡는 것은 역시 고령화다. 빈센트 회장은 “요양원을 늘리는 것만으론 재정에 한계를 느껴 80세 이하 노인 가정엔 가사도우미를 파견하고 있다”며 “덩달아 국민의 세금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의료비의 40∼50%가 노인 관련 질환에 지불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의사도 크게 부족하다. 노인 전문 병원이 계속 설립되고, 노인병학을 개설해 교육을 강화하지만 젊은 의사들의 지원이 없어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앞으로의 의료 개혁은 크게 두 갈래다. 민영보험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하고, 개인의 의료 소비에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현재 프랑스는 추천의사 제도를 도입, 의료비 지출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환자에겐 상담이나 검사 시 1유로씩 내게 하는 ‘억제 비용’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국제병원연맹은 전세계 120여 회원국이 가입돼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21개국이 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최된 35차 총회 및 학술대회(조직위원장 김광태 대림성모병원 이사장)에선 유비쿼터스 기술과 의료, 환자의 안전, 각국의 병원 심사 시스템, 병원정책 등의 세션별 주제가 발표된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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