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랑 이야기엔 울림이 있다

중앙일보

입력

먼저 떠나버린 남편을 찾아 꿈속을 헤매는 아내, 상처가 두려워 사랑을 피하는 노처녀. 언뜻 뻔해 보인다. 그러나 연극 ‘몽연’과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를 통해 선보이는 이들의 사랑 이야기엔 울림이 있다. 가을이 사랑의 계절인 탓만은 아니다. 탄탄한 구성과 연출, 안정된 연기로 ‘사랑’을 제대로 보여준다. 무대의 대형화, 라이선스 공연이 큰 흐름을 이루고 있는 요즘 공연가에서 보기 드문 소극장 창작 작품이어서 더욱 반갑다.


연극 '몽연' 대학로 소극장 모시는 사람들
꿈속에선 당신을 만날 수 있겠지~

탤런트 김지영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는 ‘몽연’(夢戀 ·김정숙 작·권호성 연출)은 매일 밤 오로지 꿈을 꾸기 위해 잠을 청하는 여자, 유인우 이야기다. 영원할 줄 믿었던 사랑을 갑자기 잃은 그녀는 현실을 인정하지 못해 괴로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을 꾸면 남편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꿈을 꾸는 것조차 쉽진 않다. 꿈속에서 남편은 그녀를 보지 않는다. 맨발로 떠난 그를 위해 신발을 챙겨가지만, 새벽을 알리는 닭이 훼방을 놓는다. 아예 꿈길로 시집을 가보지만, 현실이 다시 그녀의 발목을 잡는다. 잠이 들지 않아 뜬눈으로 새벽을 맞기도 한다. 하늘에게 그를 돌려달라고 떼를 쓰던 그녀는 불현듯 사랑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깨닫는다.

현실과 꿈속을 넘나들며 자신의 사랑을 지키려는 인우의 몸부림은 지독하리만큼 절절하다. 무대에서 구르고 절규하는 인우 역의 김지영은 ‘배우 중심의 연극’이라는 극단측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극중 배우들이 직접 바이올린·첼로·플루트·아코디언·신시사이저·퍼커션을 연주해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꿈속과 현실로 다시 엇갈리는 마지막 반전이 주는 여운도 진하다.

‘몽연’은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가을 신작이다. 극단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문을 연 소극장 ‘모시는 사람들’의 개관 기념작이기도 하다. 임정은(인우 역 더블 캐스팅)·진남수·이재훤·김재화·박지아·염혜주·윤대영·정상영·주현우 출연. 12월 30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모시는 사람들.
화~목 오후 8시 / 금 오후 4시·8시 / 토·일·공휴일 오후 3시·8시 전석 2만5000원 / 문의 02-741-3581~3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 대학로 라이브극장
싸우면 정이 든다고요?

왁스의 히트곡과 동명의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유윤경 작·정태영 연출)에는 30대 솔로, 연상연하 커플, 인터넷 등 요즘 유행하는 사랑 코드가 다 들어있다. 신경질적인 워커홀릭 플로리스트 혜리는 ‘사랑은 벼락 같은 운명이고 기적’이라고 말한다. 블로그에선 족집게 사랑 카운슬러로 이름을 날리지만, 현실에선 그와 거리가 멀다. 반면, 연애전과 8범인 지섭은 ‘바람돌이’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를 드나들며 혜리의 아픈 곳을 찌른다. 지섭에게 사랑은 ‘없으면 죽고 마는 공기와 같은 것’이다. 웹상에서 티격태격하는 사이인 두 사람은 사실 옆집에 사는 이웃. 거부 당한 과거의 사랑 때문에 다시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혜리와 진실된 사랑을 찾아다니는 지섭은 웹상에서 새로운 사랑을 싹틔운다.

‘싸우다 정 드는’ 그렇고 그런 스토리가 살짝 실망스럽다. 장르도 흔한 로맨틱 코미디다. 그러나 무대의 흡인력은 기대 이상이다. 호소력 있는 가사와 매력적인 목소리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왁스의 히트곡들이 극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배우들의 힘있는 가창력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기타·드럼·키보드·베이스 등 4인조 밴드의 연주로 들려주는 창작곡 7곡(최준영 작곡)도 친근하다. 1인 8역을 맡은 조연들의 변신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어우러진다. ‘사랑과 떡라면의 공통점은, 속은 아프지만 거부할 수 없다는 것’ ‘나, 이대 나온 남자야’ 등 감각적인 대사가 재미를 더한다. 엘리베이터가 됐다가 컴퓨터 화면이 되기도 하는 버티컬의 무한한 변신도 볼거리다. 엄마를 떠올리며 부르는 ‘엄마의 일기’는 코끝 찡한 감동을 전한다. 왁스· 백주희·전소영· 이주원· 최원석·오대환·김용철·김지숙·이소영 출연. 2008년 2월 28일까지 대학로 라이브 극장.
화~금 오후 8시 / 토 오후 4시·7시 / 일·공휴일 오후 3시·6시
3만5000~4만원 / 문의 02-3443-6482


환타지 OZ
가족뮤지컬 ‘환타지 OZ’가 18일까지 목동 브로드홀에서 공연된다. 자아를 궁금해 하는 도로시의 모험을 그린 작품. 2007년 어느 날, 신비한 박물관을 찾은 도로시는 마녀 동상의 손을 잡는 순간 알 수 없는 공간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여행지에서 만난 갇힌 자아의 허수아비와 내부 결핍을 가진 양철나무꾼, 허풍으로 세상을 대하지만 사실은 두려움으로 가득찬 사자와 함께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기다.
평일 오전 11시(단체), 오후 2시 / 주말 오전 11시, 오후 2시 / 전석 2만원 / 문의 02-2647-8175


브레멘 음악대
명작동화 뮤지컬 ‘브레멘 음악대’가 11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무대에 오른다. 그림형제의 명작동화 ‘브레멘 음악대’를 신나는 춤과 노래, 어린이를 닮은 동물 캐릭터로 새롭게 꾸민 뮤지컬. 원작에서는 늙어 주인에게 쫓겨날 처지가 된 당나귀·고양이·개·닭이 이 작품에서는 호기심이 많아 늘 느리다고 구박 받는 당나귀와 겁쟁이 개 도기, 평화를 사랑하는 고양이 캐티와 음치 암탉 러스티로 등장한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악기인 목소리가 만드는 음악 아카펠라와 민속악기, 변형된 클래식 악기가 만들어내는 음악이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귀도 즐겁게 한다.

1996년 대한민국 동요대상에서 ‘동요를 사랑하는 가수상’을 수상한 가수 유열이 제작자로 나선 작품. 뮤지컬 ‘맘마미아’ ‘미녀와 야수’ 등을 연출하며 2005년 뮤지컬 대상 연출상을 수상한 한진섭이 연출을 맡았다.
화~금 오전 11시, 오후 6시 / 토·일 오후 2시·4시 / 2만~2만5000원 / 문의 031-783-8000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몽연' '화장을 고치고'
독자70명에게 초대권 드려요

중앙일보 프리미엄은 연극 ‘몽연’과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에 독자 35명(1인 2매)을 초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표 참조. 원하는 일시를 선택해 13일까지 우편(100-110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58-9 중앙빌딩1층 프리미엄팀)으로 응모권을 보내거나, 프리미엄 사이트(www.jjlife.com)에서 응모하면 됩니다. 당첨자는 14일 온라인에 공지하고, 휴대폰 문자로 개별 통보합니다.
문의 1588-3600(내선 4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