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뿔로 수능행운을 만드세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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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벼슬아치들의 관복의 허리 부분에 두르는 각대는 품계에 따라 소재와 장식에 차등이 있었다. 조선시대에 무소뿔대는 정일품 이상, 황금으로 만든 금대는 정이품 관원의 관복대였다.
고구려가 동아시아의 강자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데도 무소뿔이 한몫 거들었다. 강력한 무기인 각궁은 무소뿔로 만들어졌다. 무소뿔은 당시에 어떤 재료보다도 탄력이 좋아서 활의 크기를 줄여 다루기 편리하면서도 위력은 엄청났다. 신라의 해상왕 장보고는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고 동아시아 일대에 무소뿔 등을 중개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예로부터 무소뿔은 재료의 희소성과 상징적 의미로 인해 황금만큼 귀했고 행운을 뜻했다.

무소뿔은 약재로서 탁월한 효능이 있어 또 한번 진가를 발휘한다. 중풍성질환, 심장성질환, 뇌질환 등에 응급약으로 유명한 우황청심환은 우황, 사향 등 30여종의 약재로 만든다. 그 중 우황(소의 담석), 사향보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무소뿔이다.
조선시대 명의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무소뿔은 해열, 제독 및 지혈, 정신안정제, 살균제로 쓰고 두진(천연두의 발진)에도 효험이 있다”고 기록됐다.

무소뿔은 일반 뼈처럼 칼슘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사슴뿔처럼 피로 자라난다. 무소뿔은 자석과 같아서 체내의 어혈과 독을 모으는 성질이 있다. 인간의 몸은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으면 이에 반발적으로 저항력이 왕성해지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등의 반응을 보이게 된다.
한의학에선 이런 현상을 이용하여 무소뿔로 신체의 피부를 긁는 자극을 주어 반사적으로 혈액 순환을 향상시키고 기를 불어넣어 인체 스스로 병을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괄사요법이 폭넓게 쓰이고 있다. 무소뿔을 몸에 지니기만 해도 최상의 컨디션에서 최고의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천연소재 탈모관리빗 ‘미소(www.goodmiso.com)’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연령대에 따라 무소뿔을 찾는 이유가 다르다. 40대 이상은 건강, 20~30대는 미용을 위해 무소뿔 빗을 구입한다. 10대 수험생 고객층은 무소뿔이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여기고 있다.
“무소뿔로 만든 빗은 탈모의 원인이 되는 두피의 기름을 흡수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두통도 완화시켜 준다. 무소뿔 빗으로 두피를 마사지하면 머리가 맑아지며 예민해져 있던 신경이 차분히 가라앉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수험생에게 무소뿔 빗 선물은 스트레스 극복과 수능행운의 두 가지 의미가 있다”는 게 미소의 설명.

사족 한가지. 소설과 영화로 인기를 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원시불교의 경전인 수타니파타에 나오는 시구(詩句)이다. 원전을 번역하면서 코뿔소를 무소로 번역했다. 무소는 뿔이 두 개이고 코뿔소는 뿔이 하나다. 원전의 뜻은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서 가라”이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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