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르완다 돕자 세계에 호소편지-朴源卓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오염된 강이나 호수에서 수많은 물고기떼가 질식돼 죽듯이 지금 아프리카 르완다에서는 맑은 물이 없어 수많은 목숨들이 우리곁을 떠나고 있습니다.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맑은 물 한방울입니다.난민캠프 주변의 더러운 물을 정화시키고 약간 의 생필품을 공급하기 위해 약간의 도움이라도….』 기아와 질병으로 허덕이고있는「비극의 땅」르완다.
中央日報가 르완다 난민 구호를 위해 벌이고 있는 자원봉사및 모금운동이 각계의 큰 호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난민들에게 맑은 물 한방울을 공급하자고 호소하는 편지가 한 아프리카연구가에 의해 세계 각지로 전파되고 있다.
주인공은 한국외국어대 아프리카 연구소장 朴源卓교수(59).
朴교수는 지난 6월 르완다의 내전이 격화돼 대량의 난민이 발생하자 이들을 돕자는 편지를 세계 각지의 각계 인사들에게 보내고 있다.
朴교수가 지금까지 발송한 편지는 하루 1백50~2백여통씩 모두 3천여통.
美國.캐나다등 북.남미,대만.태국.싱가포르등 아시아권,동유럽을 제외한 유럽 전지역등 세계 40여개국이 대상이다.
개별 국가 안에서는 주로 언론기관이 가장 많으며 아프리카 관련 대학연구소,보사.노동.법무등 장관,종교단체등 거의 모든 기관이 망라돼 있다.편지는 언어권별로 거부감을 주지 않기 위해 영어.불어.스페인어등 3개언어로 작성했다.
朴교수가 이같은 편지보내기 운동을 벌이게 된데는 아프리카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문이다.
지난 60년대초 아프리카지역의 쿠데타에 관한 자료를 구하기 위해 처음 아프리카 대륙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지금까지 10여차례 드나들면서 앙골라를 제외한 모든 국가를 방문했다.
『비록 헐벗고 굶주리지만 순박한 아프리카 주민들에 이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는 그는 정치체제 미비로 아프리카는 외부의 도움없이 자력으로 일어설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르완다사태 이전에도 수천통의 구조요청 편지를 세계 각지에 보내 기도 했다.
『20달러(1만6천원)면 르완다 난민 한사람이 6개월정도는 버틸 수 있습니다.지구촌 한 구석에서 일어나는 비극에 조금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 후세에 복이 따를 것으로 믿습니다.』 中央日報가 벌이고 있는 르완다돕기 운동을 세계에 전하기도 했다는 朴교수는 『무분별하게 해외여행을 떠나는 우리 국민들이 유럽이나미국쪽만 갈 게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어느 한 곳이라도 갔다오면 우리의 현재 생활이 얼마나 행복한지 몸 으로 느끼게 될 것』이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申成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