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울산직할시 당정 힘겨루는새 주민갈등 증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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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부와 民自黨은 이번주중 행정구역개편에 따른 최종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와는 상관없이 해당지역주민사이의 대립은 첨예화되고 있다. 역시 초점은 울산의 직할시 승격문제다.경남과 울산간의 지역감정으로까지 발전되는 양상이다.점점 수습이 어려워지고 있다. ○…12일 여의도 민자당사앞에는 이른아침부터 시위가 벌어졌다.새벽차로 상경한 울산시민 5백여명이 울산직할시 승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이들은 대형 플래카드까지 마련했다.
「유신잔당 JP는 물러가라」「지역이기주의 부추기는 金奉祚.金潤煥.鄭順德은 즉각 사퇴하라」등 노골적인 정치성구호들이 난무했다. 모두가 어깨띠와 머리띠를 둘렀다.「울산 큰애기」라는 흘러간 유행가를 합창했다.인솔자로 보이는 한사람이 연설을 했다.『崔炯佑내무장관을 음해하는 것은 곧 金泳三대통령을 음해하는 것과다름없다.』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박수가 쏟아졌다.
오전내내 그들의 시위는 계속됐다.경찰 7백여명이 동원됐다.결국은 극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한때 경찰저지선이 뚫리기도 했다.당사 3층에는 전날부터 울산시의원7명이 단식농성중이다.
같은시각,울산에서는 이지역 노조연합회가 총파업문제를 논의했다.현대노조도 노조연합회 결정에 따르기로 한 상태다.울산문제는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慶南이라고 가만히 있을리 없다.현재도 내무장관 해임건의안은 시.군.구의회를 통과하고 있다.울산의 직할시 승격을 결사 저지하겠다는 태세다.
지난 주말에는 경남시.군.구의회 의원 37명이 金鍾泌대표와 면담을 했다.만약 울산직할시 승격의 기미가 보인다면 울산의 반발 정도를 훨씬 넘어설 것같다.
慶北도의원 12명도 12일 金대표를 면담했다.그들은 여전히 대구시계확장을 반대했다.그에 바로 앞서 울산시민대표 20명이 金대표를 만났다.
○…그같은 상황속에서 주무장관인 崔炯佑내무장관이 11일 일본에서 귀국했다.그는 1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났다.그의 입장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당정간 또한차례 마찰이 예상된다.그는 일본의 얘기를 하는것으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일본의 내무행정관계자들이 우리의 행정구역개편추진을 극찬했다는 것이다.일본은 지자제 실시전에 행정구역개편을 하지못해 인구 3백명의 자치단체도 있다 는 것이다.
崔장관은 『앞으로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할일을 해나가겠다』고말했다.그는 『행정적인 문제를 정치적인 문제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소신에는 아무 변화가 없음을 확인했다.
다만 崔장관은 『행정구역개편안을 黨으로 넘겼으니 옥동자를 낳든,유산을 하든 黨이 알아서 할일』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民自黨이다.民自黨은 당초 울산직할시 승격유보로 사태가끝날줄 알았다.이 지경에 이르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오히려 『선거는 黨이 치르는 것』이라며 마치 힘겨루기에서 이긴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그러나 이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그 한복판에 金대표가 있다.
민자당은 이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침의 고위당직자회의도국회에서 열렸다.
朴範珍대변인은 이날 회의에서 행정구역개편논의가 없었다고 말했다.민자당의 어려운 입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亂麻처럼 얽힌 행정구역개편문제는 자꾸만 꼬여가고 있다.당장 결론을 낼수도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정부와 민자당의 책임이 아닐수 없다.
〈李年弘.李相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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