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美 금리인상이 복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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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증시 애널리스트들의 영원한 숙제는 주가를 예측하는 것이다. 이들은 온갖 분석 기법을 동원해 미래의 주가 예측을 시도하지만 빗나가기 일쑤다. 오죽하면 침팬지와 미국 월스트리트의 주식전문가들이 상승 종목을 고르는 게임을 벌였지만 침팬지들이 이겼다는 얘기까지 있을 정도다.

최근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최대 관심은 외국인 투자패턴을 예측하는 것이다.

개인이나 기관들이 주식투자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이들의 투자 방향은 크게 '계속 산다''관망세로 간다''조만간 시세차익을 챙긴다'중의 하나지만 어느 쪽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외국인들이 최근 거래소 시가총액 비중 41%를 돌파한 뒤에는 더욱 그렇다.

외국인들은 과거에는 이 정도 샀으면 시세차익을 내고 한국 증시를 빠져나가는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들은 시장보다는 종목을 보고 매수하고 있기 때문에 유통주식이 10%대 아래로 줄어드는 종목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제는 외국인간의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런 점만 보면 '바이 코리아'가 계속될 것 같지만 최근들어 새로운 변수가 급부상 했다. 바로 미국 달러 환율과 금리다.

최근까지 외국인들은 미 달러화 약세 추세에 따라 자산을 해외로 분산시켜왔다. 그러나 하반기 중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자본이 다시 미국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 들어와 있던 자금중 일부가 미국으로 되돌아 갈 경우 '바이 코리아' 강도가 약해지거나 '셀 코리아'현상이 나타날수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 회복이 지난해 4분기 주춤한 점과 기술주 중심의 '미니 버블'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것도 외국인 투자자들을 주춤하게 만들만한 요인이다.

지난주 외국인들은 초반에는 사흘 연속 팔고, 금요일에는 매수세로 돌아서는 혼조세를 보였다. 일단 매도세가 그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850선을 회복했지만 또다시 매도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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