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폭력상담소,14일부터 열림터 활동 개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性폭력피해 여성들을 위한 「열림터」가 14일 개설된다.
94년 4월부터 성폭력특별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가정 안팎에서여성을 겨냥한 성폭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 성폭력상담소(소장 崔永愛)가 근친강간등 성폭력피해에 지속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 열림터」를 개설하는 것이다. 91년 4월부터 3년6개월여동안 상담소측이 밝힌 성폭력상담건수가 6천5백여건을 넘어서는등 악화일로를 걷고있고 누적된성폭력행위가 피해여성에 의한 또다른 보복살인등으로 발전될 수 있는 소지마저 있어 성폭력환경에서 피해여성을 격리시 켜 보호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이에 민간단체가 처음으로 성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안락처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에 개설되는 「열림터」는 한국여성의 전화가 87년부터 서울.부산등에 개설한 「쉼터」나 가톨릭단체등의 피난처처럼 아내구타등 단순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위해 마련된 피난처와는 성격이 다르다.
다시말해 강간.강제추행등과 같이 물리적 피해의 정도가 심각하고 또한 성폭력 가해자가 아버지.오빠등의 친족이나 친인척처럼 피해자와 아는 사람이어서 은밀하고 지속적인 폭력에 노출된 여성들을 위한 것.
이외에도 「열림터」는 성폭행 피해자로 경제적 능력이 없어 머물곳이 없는 여성들에게 숙식을 무료로 제공하며 일시적으로 보호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일단 긴급한 위기로부터 벗어나 이곳에 들어온 여성들은 원칙적으로 30일동안 있을수 있으며 수용인원은 10명.
「열림터」의 玄惠順운영실장(38)은 주 1회씩 의료.법률상담등 개별상담과 함께 피해자들간의 집단 상담을 진행해 피해자들이조속히 육체적.심적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열림터」의 기능가운데 하나인 상담은 매일 상담원 역할을 하는 7명의 위원과 6개월 단위로 돌아가며 위원들의 자문역할을 하게될 1백여명의 자문위원들로 이루어진다.
특히 자문위원의 경우 93년12월부터 상담소측이 운영하고 있는 「성폭력위기센터」의 의료분야 朴錦子씨(산부인과 전문의),법률분야의 李鍾杰씨(변호사),金康子씨(서울시경민원실)등이 「열림터」의 자문위원을 맡는다.
이에 따라 「열림터」는 「위기센터」의 역할중 피해자가 원할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기소.재판등을 돕는 법률적 지원,피해자 병원 연계및 증거채취등 의료적 지원도 아울러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열림터 개설식은 14일 오후2시30분 서울종로5가 기독교연합회관4층 중강당에서 열린다.
「열림터」의 이용을 원하는 여성은 일반전화 (02)(529)4271~2와 긴급전화(02)(573)1888로 연락하면 된다. 〈康弘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