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소외계층 없어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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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서울 광화문 KT아트홀에서 개최된 ‘KT와 함께하는 청소년 UCC 경연대회’에 참가한 청각장애 학생들이 KT봉사단 IT서포터스로부터 사용법을 익히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 사옥 1층에서 열린 ‘UCC(사용자제작콘텐트) 경연대회’(사진). 지혜원(18·청각장애 2급)양의 노트북 모니터 화면에 부모와 교사, 친구들의 얼굴이 차례로 나타났다. 그들의 환한 미소 곁으로 어느새 ‘항상 함께 해준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라는 글씨가 떠올랐다.

 30초 분량의 동영상은 혜원양이 직접 만든 ‘포토 에세이’다. 미리 준비한 사진에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 40여 분 만에 완성했다. 말 대신 수화로 대화해야 하는 혜원양은 “그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말 대신 UCC로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어 기쁘다”며 미소를 지었다.

UCC 경연대회에는 혜원양과 같은 청각장애 청소년 80명이 참가해 평소에 갈고 닦아왔던 컴퓨터 실력을 뽐냈다.

평소 IT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는 박병인(17·청각장애 2급)군은 “수화로는 컴퓨터 프로그램 같은 전문적인 부분은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IT서포터스가 일대일로 알려줘서 쉽게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 사이를 오가며 사용법을 조언하던 정굉순(50) KT 수도권강북본부 과장은 “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정상인들보다 오히려 예민하고 감각이 발달돼 작품의 완성도가 높은 편”이라고 칭찬했다.

IT서포터스는 2월 KT 직원 400명으로 출범한 IT 전담 사회봉사단이다. IT 전문가들의 지식과 경험을 노인·장애인 등 ‘정보화 소외 계층’을 교육하는데 활용한다는 취지다.

교육 내용은 이제 생활에 필수품이 돼버린 e-메일 사용법부터 인터넷 뱅킹, 동영상 제작까지 다양하다. 봉사단 출범 이후 9개월간 10만 명에게 IT 지식을 전수했다.

 봉사단원들의 보람도 크다. 경기도 군포시 장애인정보화협회에서 활동 중인 이은아(37·여) KT 수도권서부본부 과장은 “덕분에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됐다는 감사의 말을 들을 때마다 어깨가 으쓱해진다”며 “내년에도 활동을 자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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