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탈출>생활속 고정틀 버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원효와 의상이 중국으로 유학 가던중 해골에 고인 물을 마셨다는 얘기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어릴 때 한두번쯤은 들은 얘기일것이다. 내 환자 A씨는 유난히 성급한 사람이었다.저녁식사후 부인에게 『과일!』해놓고 10초이내에 대령하지 않으면 큰소리가난다.그 뿐이랴.A씨는 엘리베이터도 잘 안타고 계단으로 뛰어다니는데 그게 기다리는 시간을 견디지 못해서라니 그 성미 를 견디느라 주변사람들이 겪는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괴로운 사람은 당사자였다.세상사람들의 느려터진 모습이 못마땅해 늘 투덜대다보니 성질나쁜 사람으로취급되는 것은 물론,자기일도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당연한 일이다.뜸들이기가 필요한 일도 세상에는 많은 법인데 A씨는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해 늘 일을 그르치고 만다.A씨가 이토록 급한 성격을 지니게 된 원인이야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어쨌든 A씨가 나를 찾아왔을 때는 갑갑증과 노여움.분노등이 뭉쳐서 흡사 실타래를 풀다 뒤엉켜 버린 고양이꼴 을 하고 있었다.
나는 A씨에게 사물의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보도록 자기훈련을 하라고 충고했다.
대개의 경우 A씨의 스트레스는 A씨 자신이 판단을 잘못한 결과다.A씨가 그것을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의 완벽주의자적 요소가 신경질로 폭발하지 않도록 업무를꼼꼼히 챙기는 쪽으로 전환되어 타고난 유능함을 잘 발휘하고 있다. 성질이 나쁜 사람은 스트레스가 많다.그러나 처음부터 성질나쁜 유전인자는 없다.그러니 고정관념을 버리도록 하자.「꼭 이래야 된다」는 고정관념이 많은 사람은 세상살기가 괴로운 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