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불교.신비주의 관련서적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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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최근 미국 독서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독자들이 인생탐구나 정신영역 계발쪽으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참다운 삶의 길을 주제로 한 책들이 발표되자마자 베스트셀러로 뛰어 오르고 불교나 신비주의등 고전적 지혜를 담은 책들이 꾸준히 팔리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독자들의 취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미래의 삶에 대한 통찰력 9가지를 제시,물질문명보다 정신문화를 위에 둬야한다고 강조하는 제임스 레드필드의 소설『천상의 예언』(Celestine Prophecy)의 경우 지난해말 발표된 이래 60여만부가 팔리면서 줄곧 베스트셀러 1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비소설부문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빛의 포옹』(Embraced by the Light)역시 죽음 직전까지 갔던 여인의 경험담을 적은 것.절박한 상황에서 겪었던 인생의 의미가 독자들의 가슴에 닿고 있는 것이다 .
이런 책의 인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불교등 고전적 지혜를 적은 책들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하퍼 샌프란시스코 출판사가 올초에 펴낸 소걀 린포치의『티베트인들의 삶과 죽음』(TheTibetan Book of Living and Dying)은불교관련 서적으로는 드물게 짧은 기간에 무려 17만부나 팔렸다.또 불교도로서의 성장과정과 삶을 생생하게 적은 나탈리 골드버그의『멀고도 고요한 고속도로』(Long Quiet Highway)도 7만부나 팔리는 좋은 반응 을 얻고 있다.
션류 스즈키가 지난 72년에 발표했던『禪입문서』(Zen Mind Beginner's Mind)도 지금까지 70만부나 팔렸으며 최근 들어 판매고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분위기에 편승,절판된 불교관련서적들중 다시 출판되고 있는 책들도 많다.1938년에 발표됐던『불경』(A Buddhist Bible)이 지난 3월 재간돼 나왔고 오는 10월에는 유명작가 앨런 와츠의『禪』(Talking Zen)이 웨더힐출판사에서 다시 나온다.
최근 들어 불교가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역설적인 것까지 포용하는 불교의 가르침과 명상이 이성과 물질을 앞세우는 서구문명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 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불교관련서적들을 읽는 사람들의 관심은 일단일상생활에 필요한 삶의 지혜를 얻겠다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나오지만 그것이 종교적인 단계로까지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불교관련서적 못지않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신비주의 분야의 책들로는『5개의 복음』(The Five Gospels),잭 스퐁 주교의『부활:신화 혹은 현실』(Resurrection:Myth or Reality)등을 꼽을 수 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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