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스타분석>무등산 야생화 해태 박병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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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잔뜩 찡그린 해태 金應龍감독의 주름살은 2회쯤 돼야 한번 펴진다. 그때쯤 朴炳鎬(24)의 타석이 돌아오기 때문.주전들이 부상이거나 죽을 쒀 한숨만 내쉬는 金감독은 요즘 「박병호라도 봐야」기분이 풀린다.
LG와의 2차전을 통해 8타수5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전자 오락「두더지잡기」에서 두더지 올라오듯 불쑥 튀어나온 朴이 대견스럽기만 한 것이다.
최근 불어닥친 「무명 도미노」현상이 늙고지친 호랑이를 살려주고 있다.처음에는 좌완 姜泰遠이 마운드를 구원하더니 李京福이 만루홈런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그후 이번에는 鄭會烈 대신 마스크를 쓴 박병호가 불쑥 튀어올라왔다.일부에서는 강 태원-이경복-박병호로 이어지는 무명들의 출현을 「무등산 야생화 시리즈」라고 부른다.
박병호는 야생화다.진흥고를 졸업하던 89년 받아주는 대학이 없어 진학을 못하고 해태 유니폼을 입던 당시 朴의 연봉은 고작3백만원.프로야구 최저연봉이었다.그래도 朴은 야구로 성공하고 싶었다.1년동안 13경기에 나가 안타를 3개 때 렸다.그러면서연봉은 3백50만~6백만원으로 올랐다.올해 연봉은 1천1백만원. 대학을 졸업한 신인들의 연봉보다 작지만 朴은 나름대로 긍지를 갖는다.일찍 프로로 뛰어든 덕분에 군대문제도 해결했고 이젠「야구잘하는 일」만 남겨놓았다.
[광주=李泰一기자] ▲1970년7월9일생▲89년 광주진흥고 졸업.해태입단▲2남1녀중 막내▲성적:89년- .136(22타수3안타),90년- .000(15타수무안타),92년- .200(20타수4안타),93년- .211(19타수4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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