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왼손 거포 김기태.김재현 홈런왕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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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국내 프로야구에 왼손거포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張鍾熏(한화)을 비롯한 李萬洙(삼성).金城漢(해태).金聲來(삼성)등 오른손타자끼리 타이틀을 주고 받으며「홈런 만큼은 오른손타자들의 몫」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냈었다.그러나 장종훈과 김성래가 부진하고 이만수.김성한의 퇴조가 뚜렷해진 올시즌 왼손 거포들이 마음껏 기량을 뽐내고 있다.
91년 金杞泰(쌍방울)에 의해 싹을 틔운 왼손거포시대는 지난해 梁埈赫(삼성)에 이어 올해 金宰炫(LG)이라는 또한명의 걸출한 왼손 장거리포를 탄생시켜 커다란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김기태는 방위병복무라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24개의 홈런을 기록,프로야구 첫 왼손 홈런왕의 등극을 앞두고 있으며 고졸신인 김재현은 19개의 홈런으로 공동 2위에 올라 고참 슬러거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해 23개의 홈런을 쳐내 왼손 홈런타자로 등록한 양준혁은올해 겨우15개의 홈런으로 기대에 못미치고 있으나 파워는 장종훈을 능가한다는 평이다.
신화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왼손타자이고 베리 본즈.켄 그리피 주니어가 왼손 장거리포로 메이저리그를 이끌고 있으며 일본만해도 8백68개의 홈런을 친 왕정치가 있으나 유독 한국은 왼손장거리타자가 드물었다.
60년대 金應龍(現해태감독)과 쌍벽을 이룬 朴永吉(前태평양감독)이 유일하게 한국야구사에 남아 있는 왼손 거포일뿐 70년대의 金宇烈(쌍방울코치).金奉淵(해태코치)이나 80년대의 이만수.김성한을 거쳐 최근의 장종훈까지 홈런타자로 이름 을 떨친 선수는 모두가 오른손타자였다.
張孝祚(롯데코치).李政勳(한화).洪文宗(前태평양).朴鍾勳(LG코치)등 왼손타자들은 타율은 앞섰으나 파워에서 이들에 뒤져 홈런왕 타이틀은 어림없었다.
지난해까지 1천타석 이상을 기록한 타자들의 통산타율 20걸 가운데 왼손타자가 절반인 10명을 차지하고 있지만 통산 홈런 20걸에는 왼손타자가 단지 5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반적인 야구수준 향상으로 누구나 홈런을 노릴만한 빠른 스윙과 힘을 갖추게 되면서 왼손타자=교타자라는 등식이 깨지게 됐다.이에따라 공격전략까지 새로 짜야 할 판이다.
특히 내년에는 국가대표 4번을 맡았던 왼손거포 沈哉學(고려대)과 역시 국가대표 중심타선에서 활약하던 沈聖輔(단국대)가 프로에 입단할 예정이어서 왼손거포 시대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金弘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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