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심금융망 운영비 최고50%절감-중앙집중식서 분산망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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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체신부가 오는 96년까지 체신금융전산망(이하 체신금융망)을 덩치큰 중앙집중 방식에서 각 지방 분산망으로 전환키로 함으로써국내 금융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체신금융망보다 작은 규모인 일반 시중은행들도 분산망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인정하면서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다.수백만개에서 1천만개가 넘는 계좌를 하나의 컴퓨터로 처리하도록 설계된 금융망을 운용하고 있는 체신금융및 일반 금융기관의 전산망들은 컴퓨터 장애시 전국적인 업무 마비,주기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새로운 기종 도입 내지는 증설을 해야하는 부담에 시달려 왔던 터다.
체신금융망에 사용되고 있는 IBM 대형컴퓨터도 1천4백만 계좌를 관리하고 있다.그러면서도 금융망을 바꾸는 것이 방대한 작업인데다 안정적인 운용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커 금융기관들이 손을 못댔다.가장 규모가 작은 광주은행을 제외한 국내 어떤 금융망도 지방 분산망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현재 금융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중앙집중식이라는 것은 시내 지점이나 부산.제주등 수백㎞ 떨어져 있는 지점 가릴 것 없이 중앙전산센터의 대형컴퓨터에 직통선으로 연결돼 있다.모든 은행 이용자는 중앙컴퓨터에서 관리하며 이 때문에 중앙전산 센터의 컴퓨터만 고장나면 전국 금융이 완전히 마비된다.
새로 구축키로 한 체신금융망은 현재 체신금융과 대부분의 은행들이 사용하고 있는 IBM대형컴퓨터 값에 비해 몇십분의 1밖에되지 않는 중형급 컴퓨터를 각 지방에 설치,업무처리를 분산하겠다는 것이다.
분산망은 값이 훨씬 싼 작은 컴퓨터 여러대를 모아 대형컴퓨터의 효과를 얻는 새로운 컴퓨터 기술이다.특히 대형 컴퓨터의 경우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려면 소프트웨어 개발이 어려워 수개월이걸리기도 하지만 새로운 망은 2~3주면 해결된다 .인력과 운영경비등도 대형을 사용한 중앙집중식에 비해 절반에서 3분1가까이줄일 수 있는 것도 이점이라고 체신부는 밝혔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의 대규모 금융망중 지방분산망을 구축,운영해보지 않아 위험부담이 크다는 점은 무거운 짐이다.
〈朴邦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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