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횡포 어디까지 여승객 폭행 전치4주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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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제적으로 악명높은 서울택시의 횡포가 또 출근길 여승객에게 어이없는 봉변을 안겼다.합승을 거부하고 난폭운전에 항의한다고 폭행해 이빨을 부러뜨리고 전치4주의 상처를 입힌 것이다.난맥 교통행정에 시민들이 피해를 모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까.
회사원 安모씨(31.여.서울강남구논현동)는 1일 오전9시10분쯤 평소보다 집에서 20여분 늦게나와 논현동 가구점 거리에서택시를 잡느라 허둥거리며 목적지 부근인『한서병원』을 외쳐댔다.
D상운 택시운전사 李賢純씨(28.서울동대문구장안동)가 차를 세웠을때 安씨는 구세주라도 만난 기분이었다.하지만 李씨는『역삼네거리 너머의 한서병원까지는 출근길 차때문에 돌아나오기 어려우니 안되겠다』며 승차거부를 했다.이미 지각을 해 애가 탄 安씨는『그럼 한서병원 근처 역삼역까지만 태워달라』고 통사정해 간신히 뒷좌석에 올라탔다.
한서병원까지 못간다던 운전사 李씨는 도중에 20대 여자승객이그보다 훨씬 먼『개포세무서』를 외치자 합승을 시키려 했고 화가난 安씨는『아저씨,내가 가잘땐 안된다더니 이런 법이 어디있어요』하며 항의했다.
安씨가 항의하는 사이 여자승객을 놓치게 되자 운전사 李씨는 인상이 달라지더니 지그재그로 차를 몰고 경적을 마구잡이로 눌러댔다.겁에 질려 손잡이를 꽉 잡고있는 安씨의 귀에 중얼중얼하는李씨의 욕설이 들렸다.역삼역에 도착해 나온 요금 이 1천1백원. 安씨는 화가 나『한서병원까지도 평소 1천원인데 거기에 훨씬못미친 곳이 왜 돈이 더 나오느냐.아저씨가 합승시키려고 해서 요금이 더 나왔다』고 항의했지만 운전사 李씨는『웃기지 마라.내가 너때문에 손해를 봤으니 2백원을 더 내놔라』며 반말과 욕설을 퍼부었다.
더이상 다투다가는 봉변을 당할듯싶어 安씨가 신고를 할 양으로교통불편신고엽서를 꺼내 차에서 내리는 순간 李씨가 安씨의 양손목을 잡아당겼다.
安씨는 얼굴이 택시뒷문짝 위에 부딪쳐 앞니 1개가 부러졌고 악에 바친 安씨가 택시문짝을 붙잡고 있는데도 운전사 李씨는 3m가량 차를 그대로 몰아 安씨를 길바닥에 내동댕이친뒤 가버렸다. 李씨는 安씨의 신고로 9시간뒤인 오후6시쯤 경찰에 붙잡혔다. 〈金東鎬.金昌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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