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외무 訪美-北美 사무소에 대비 질서개편 풍향 조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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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韓昇洲 외무장관의 이번 訪美는 平壤-워싱턴 상주 연락사무소시대에 대비한 韓-美고위급 정책조율을 위한것이다.
오는 10일 平壤에서 열리는 北-美전문가 회의를 계기로 본격적인 4强 교차수교 국면에 접어드는 한반도 질서개편 조류의 방향과 속도에 대해 韓美외교 사령탑이 다시한번 공감대를 다지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韓장관이 워싱턴에 들고가는 가방안에는 크게▲對北정책 원칙과 속도조절▲전문가회의에 대한 우리입장 전달▲異見조절등 3개 보따리가 들어 있다.
우선 향후 對北정책과 관련,韓장관은 크리스토퍼 美국무장관에게우리 외교정책의 기조가 과거의 봉쇄정책에서 북한을 국제질서에 편입시키는 참여정책으로 전환중이라는 점을 설명할 계획이다.
韓장관은 美측에 한국 정부가 현재 정책전환에 따라 국내적으로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과 이를 위해 韓美가 北-美관계.南-北관계라는 두軸을 긴밀히 연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을 설명할 방침이다. 平壤-워싱턴 연락사무소 설치는「한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核투명성및 남북관계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크리스토퍼 장관에게 주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 핵문제를 놓고 韓-美간에 최근 심심찮게 노출되고 있는 시각차 조절도 韓장관으로서는 크게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우선 특별사찰및 한국형 경수로에 대해 한국은 이 것이 필수사항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있다.
한마디로 한국형경수로가 아니면 단 한푼도 낼 수 없다는 것이우리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이 문제에대해 비교적 융통성있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북한이 특별사찰을 받아들이면 좋지만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한국형 경수로를 주장하는 한국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나 실무협의를 앞두고 너무 「한국형」을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외무부 한 당국자도 최근『정부가 한국형 경수로 명칭에 집착하는 것보다 우리 기술진이 참여하는 경수로 건설이라는 실질적인 개념에 비중을 두고 접근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최우선 목표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인 반면 우리는 핵문제를 남북간 세력균형의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美국무부는 한국형 경수로와 특별사찰을 필요이상으로 내세우는 우리 정부의 태도에 대해 불쾌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에 워싱턴을 방문하는 韓장관이 韓-美간에 엄연히 존재하는 이같은 시각차를 어느정도 좁히느냐 여부도 큰 관심거리다. 정부는 냉각수조 안에 보관중인 8천10개 廢연료봉 처리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보고 북한이 건식보관 또는 제3국 처리방식을 채택할 경우 이에 소요되는 경비및 기술을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美측에 전달할 방침이다.
외무부 당국자는『정부는 오는 10일 열리는 전문가 회의가 지난 8.13 제네바 회담후 北-美가 구체적인 문제를 다루는 최초의 접촉이라는 점을 중시,우리와 관련된 세부사항을 다시한번 美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韓美간에 노출되고 있는 北核해결에 대해 다른 시각이 어떻게 조율될지 관심이다.
〈崔源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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