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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여수” 모로코를 따돌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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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범국민적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열기를 조성하기 위해 발족한 ‘사이클 투어 홍보단’. 이들이 지난 3월 전남도청 앞에서 발대식을 연 뒤 거리로 나오고 있다. 홍보단은 3월부터 한 달간 수원·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 등 전국 10개 도시를 돌며 홍보 활동을 벌였다. [2012여수엑스포 유치위원회 제공]

“여수가 유력하다는 얘기는 않겠다.” 이윤복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사무총장은 28일 “최후의 순간까지 겸손하게 표심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 도시 결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은 여수가 우세한 판세지만 마음 놓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모로코가 이슬람·유럽권의 지원을 업고 맹추격 중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은 폴란드도 막판 유치전에 나섰다.

여수 유치위원회는 사뭇 조심스러운 표정이다. ‘여수 대세론’이 자칫 반발을 불러 경쟁국가에 동정표가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우세를 장담하고도 러시아의 막판 뒤집기에 당했던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실패는 쓰라린 교훈이다.

◆막판 표심 다지기=이 총장과 조태열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은 25일 파리로 떠났다. 세계박람회기구(BIE) 본부가 파리에 있기 때문이다. 파리에는 또 74개 BIE 회원국의 대사관이 모여 있다. BIE 본부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파악하고, 회원국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정보전에서 뒤져 실패했던 평창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유치위는 2012년을 지구촌 환경의 해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마침 2012년은 스톡홀름 선언 40주년, 나이로비 선언 30주년, 리우 선언 20주년, 요하네스버그 선언의 10주년 등 국제적 환경 선언이 나왔던 해. 이에 착안해 ‘2012년 여수 선언’을 계획 중이다. 여수의 주제도 환경이다.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란 테마를 지구 온난화와 연계해 회원국들의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한국의 경제력과 박람회 개최 능력도 여수의 강점이다. 현대자동차·삼성전자 등 글로벌 대기업들의 지원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26일 캐나다 밴쿠버 연방정부 청사에서 데이비드 에머슨 국제무역부 장관을 만나 여수 엑스포 지원을 부탁했다. 정 회장은 이에 앞서 남미에서도 여수 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였다.

◆반격에 나선 나선 모로코=모로코는 ‘이슬람·아프리카권 최초 세계박람회 개최’라는 명분과 국제적 휴양도시로서의 명성을 업고 여수를 맹추격 중이다. 새로운 회원국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여수로서는 부담이다. 최근 두 달 사이에 새로 가입한 나라들은 코모로·콩고·투발루·마셜제도 공화국 등 아프리카와 남태평양·남미 국가 등 8개국. 지리적 특성상 모로코 지지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도 2개국이 더 가입해 BIE 회원국은 총 112개국이 될 예정이다.

한 달 남았지만, 그때까지 얼마나 더 많은 국가가 회원국으로 등록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개최지 결정 직전까지 회원국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로코의 젊은 국왕 모하메드 6세가 펼치는 ‘왕실 외교’도 걸림돌이다. 모하메드 6세는 유럽·아프리카 왕정 국가들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여수 유치위 관련 인사들이 방문했던 나라들에는 반드시 특사를 파견할 정도다.

◆폴란드 향배가 관건=폴란드 지지표가 막판 결정타가 될 전망이다. 정국 혼란으로 유치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있던 폴란드는 최근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막판 유치전을 펼치고 있지만 전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1차 투표에서 폴란드를 지지한 국가들이 2차 투표에서 어느 나라를 지지하느냐다.

폴란드는 유럽연합(EU) 가입국으로서 회원국이 가장 많은 유럽 지역 국가들이 지지기반이다. 해외에 상주하고 있는 공관의 수도 63개로 한국이나 모로코보다 많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폴란드 지지 입장을 밝힌 나라들을 찾아 다니며 2차 투표 때는 한국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만약의 만약까지 대비한 표심 다지기로 꼭 유치에 성공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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