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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돈이 유일한 접착제라면 그 부부는 쉽게 이혼하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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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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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벌어오는 돈이 둘 사이의 유일한 접착제인 부부는 위험합니다. 더이상 남편의 경제력이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오면 쉽게 이혼하게 되죠. 그래서 황혼이혼이 늘어나는 겁니다.” 

『단순하게 사랑하라』(갤리온)의 저자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54·사진)는 부부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끈은 ‘돈’이 아니라 ‘사랑이 자랄 수 있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1년 『단순하게 살아라』를 펴내 전 세계적으로 ‘단순하게 살기 운동’을 불러 일으켰던 베스트셀러 작가다. 신작 『단순하게 사랑하라』의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27일 처음 방한했다.

독일에서 목사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단순하게 사랑하라’는 메시지에 대해 “사랑의 힘을 믿으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 힘을 믿고 결혼 생활을 끝까지 유지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결혼 생활의 위기 역시 누구나 겪는 사랑의 한 단계”라며 “위기야말로 두 사람의 사랑을 한층 성숙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결혼생활 31년째인 그에게서 ‘결혼 위기 관리 요령’을 들어봤다.
 

#위기 때라도 외도는 하지마라

부부 각자가 자아 정체성의 위기를 겪을 때 부부 관계의 위기 역시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인생의 중반기인 35∼40세 사이, 혹은 갱년기나 은퇴기 같은 인생의 과도기에 특히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당신 때문에 난 …하지 못했어”란 식으로 자기 자신의 문제에 대한 책임을 배우자에게 전가하다 보면 결국 부부 사이가 나빠져 파국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원망 대신 “이런 혼란과 변화를 감당하는 게 힘들어. 인내심을 갖고 나를 지켜봐줘”라며 배우자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외도’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특히 주의한다. 외도는 ‘단순하게 사랑하는 것’과 완전히 상극에 있는 행위로, 딱 한번에 그치더라고 후유증이 크고 부부관계를 아예 깨버릴 수 있다. 다른 사람을 통해 위안 받으려 외도를 하겠지만, 외도로 얻을 수 있는 행복은 아주 작다. 외도는 배우자만 속이는 게 아니라, 결혼식날 ‘평생 사랑하겠다’고 했던 자기 자신의 약속을 깨는 행위다. 지금 외도를 하고 있다면 당장 그만두라. 만약 발각됐다면 배우자에게 솔직히 고백하고, 용케 잘 숨겨왔다면 절대 고백하지 마라.
 
#육아분담, 서면 계약서로 못 박아라

젊은 부부들에게는 육아 문제가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된다. 자녀를 키우는 일은 여자가 남자에 비해 훨씬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길든 짧든 커리어에 공백이 생기고, 만약 아이를 키우기 위해 전업주부가 됐다면 그만큼 낮아지는 사회적 신분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내 혼자 가사와 육아를 책임지면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그리고 그 상처는 장기적으로 부부 관계에 치명타가 될 게 분명하다.

육아분담을 말로만 약속하지 말고 서면계약으로 분명히 해두라. 계약서는 아이를 낳기로 결정하는 단계에서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가사 분담을 어떻게 하고 육아는 누구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담는다. 계약서는 남성들에게도 유용할 수 있다. “나는 아내와 계약했기 때문에 주말마다 일할 수는 없다”는 식으로 자신의 노동력을 지나치게 착취하려는 직장에 대응할 수 있어서다.

육아는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시기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를 집중적으로 돌봐야 하는 시기는 6∼8년 정도다. 부부가 함께 이때를 잘 넘기기만 하면 그 후에는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면서 살게 될 것이다.

글=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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