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경제성장>中.정치 자유는 경제성장 촉진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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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선거제도와 인권보호등을 기준으로 자유로운 정도를 구분해보면 부자나라는 모두 자유로운-즉 민주적인-나라다.반면 거의 모든 가난한 나라는 자유롭지 못하다.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번영은 긴밀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이는자유와 富의 정도에 따라 세계지도를 작성해볼 경우 명백히 드러난다(本紙 30일자 26面참조).東아시아만을 보고 非민주적인 정부가 경제발전에 가장 적합하다고 결론짓는것은 어리석은 일이다.독재자들이 국가를 부유하게 했다면 아프리카의 경우 경제적인 大奇蹟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 따져봐야 할 것은 농업에서 공업사회로,공산주의에서 시장경제로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어느 체제가 효과적인가 하는점이다. 체제에 위협이 될만한 급격한 변화의 요구에 대처하는데권위주의적이고 非민주적인 정부가 민주 정부보다 효율적이며 개혁추진에 적합하다는 주장이 있다.실제 예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는않다. 지난 79년 韓國,87년 멕시코같이 권위주의적 정부가 들어서 개혁을 추진해 성공한 예가 있는 반면 호주가 83년,폴란드가 90년 개혁을 추진할 때처럼 민주적인 정부가 성공적으로해낸 경우도 있다.
경제적인 자유와 정치적인 자유를 구분해보자.경제적인 자유가 경제성장을 가져온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그러면 정치적인 자유는 어떤가.마찬가지로 경제성장에 유리하다는 사실이 발견된다. 前 世界銀行의 경제학자인 수루지트 발라씨는 최근 논문에서 세계 90개국의 정치적 자유 정도를 7단계로 구분,정치적으로 한 단계 상승하는데 따라 연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높아진다고 분석하고 있다.민주주의는 경제성장을 억제하는것이 아니라오히려 조장한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답은 이렇다.정치적 자유는 기업과 국민으로 하여금경제적 자유가 오래갈 것이라고 믿고 행동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재산권의 보호,합리적인 세금,자유무역등 경제적 자유가 조만간 사라지지 않을것이라고 믿는 게 물질적인 번영에 중요하다는 것이연구결과의 메시지다.
「善意」의 독재자가 경제정책에서 옳은 것을 모두 할 수도 있고 그래서 빠른 경제성장을 달성할수도 있다.그러나 독재자는 이같은 정책이 오래갈 것이라고 약속할 수 없다.
그가 죽거나 권좌에서 물러나면 덜 자비로운,악의를 가진 독재자가 뒤를 잇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물론 민주주의적인 정부가 전복될수도 있으나 경제적 자유를 굳게 지킴으로써 그 자유를 더 안정되고 믿을수 있게 만든다.
영국의 경우 1688년 명예혁명으로 재산권이 더 보장되고 군주의 권한이 제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산업혁명이 일어났다.이와 대조적으로 1800년까지 수세기동안 절대정치가 지배한 다른유럽국가는 경제 침체를 보였다.非민주적인 정부가 들어서 경제성장을 주도했다는 東아시아의 케이스는 어디까지나 좁은 시기와 지역만을 본 잘못된 결론이다.시대와 지역을 넓게 조망해보면 근거가 약하다.민주주의는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것이다.
〈本社特約.정리=李商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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