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前 총재, 사흘 전 정인봉 前 의원 만나 … 26일엔 팬클럽 격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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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행보가 대선을 50여 일 앞두고 주목받고 있다. 하루하루 새로운 발언이 전해지면서 그의 독자 출마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27일엔 박근혜 전 대표의 법률특보를 지냈던 정인봉 전 의원이 이틀 전 이 전 총재를 면담한 사실을 본지에 공개했다.

정 전 의원은 “전직 당협위원장 한 사람과 지난 25일 오후 이 전 총재의 (서빙고동) 자택을 방문해 30∼40분 정도 대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 전 총재에게 ‘총재께서도 일주일, 열흘 사이에 (지지율이) 20% 빠진 일이 있지 않느냐. 만약 이명박 후보도 그렇게 빠져나가면 박 전 대표는 등록도 하지 못하고 그냥 좌파 후보들끼리 싸우는 판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총재 개인 차원이 아니라 좌파로부터 정권을 가져오는 의미에서 결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는 즉답을 피했지만 면담을 마치고 나올 때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하며 “내가 고민해 볼게”라고 말했다고 정 전 의원은 밝혔다. 그는 올 8월 경선 일주일 전쯤 이 전 총재를 찾아가 박 전 대표 지지를 부탁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그땐 이 전 총재가 얘기도 꺼내지 못하게 하며 밀어내다시피 해 주스도 못 마시고 나와야 했다”며 “이번엔 30분 이상 얘기를 하는데도 온기 있게 대해준 것만 봐도 기차가 궤도에 오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개인 사무실이 있는 남대문로 단암빌딩 앞에서 농성 중인 ‘이회창 팬클럽 연합회’ 회원들은 “이 전 총재가 26일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했다”고 했다. 회원 정윤호(52)씨는 “이 전 총재가 이흥주 특보에게 ‘그분들(농성자)이 아직 거기 계시느냐’고 물은 뒤 ‘추운데 너무 걱정된다. 몸조심하시고 건강 해치지 않도록 하라고 전해달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이 전 총재가 우리를 격려하는 것은 묵시적인 의지표현이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특보는 “이 전 총재는 팬클럽 회원들이 생업으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며 “그러나 그분들이 움직이지 않는 데다 날씨가 추워지니까 건강 등을 걱정하시며 힘든 게 있으면 챙겨주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출마 여부에 대해 이 특보는 “이 전 총재는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시다”라고만 말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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